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선고 임박…쟁점은?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선고 임박…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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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도박 규모, 집행유예 전력 등 불리한 요소 많아
▲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횡령과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운데 선고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뉴시스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횡령과 해외 원정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가운데 선고 공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원정 도박과 회사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 5월 구속 기소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19일 내려진다.
 
그간 검찰과 장세주 회장 측 변호인은 매주 금요일마다 위법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 왔다.
 
장세주 회장 측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상당 부분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장세주 회장은 일부 인정했던 혐의 부분은 죄를 달게 받겠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은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 등에 대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히는 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검찰, 징역 8년에 추징금 5억원 구형
장세주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7개에 달한다. 횡령죄와 배임죄 외에도 재산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이다.
 
특히 주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쟁점은 장세주 회장이 동국제강의 국외 법인을 이용해 회삿돈을 뺴돌리고 불법 도박 판돈으로 거액을 쓴 혐의 부분이다.
 
검찰은 장세주 회장이 2006년부터 약 5년간 동국제강 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에 밀스케일(철강 부산물)을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해 동국제강에 수십억 대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세주 회장은 국외에서 자재를 구매할 때 실제보다 자재 대금을 부풀렸다가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200억원 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앞서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현용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세주 회장이 자금을 세탁하고 원정 도박을 하는 등 회삿돈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면서 엄벌을 주장했다.
 
검찰은 “장세주 회장은 2004년 회삿돈을 빼돌려 재판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는데도 10년 이상 같은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하고 원정 도박하는 등 회삿돈을 조직적으로 빼돌렸다”라며 “자신만 배당금을 받으려고 상장회사에 배당금을 포기하도록 종용해 88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렸다”라고 주장하고 징역 8년의 실형과 추징금 5억6080만원을 구형했다.
 
특히 검찰은 “장세주 회장은 불법을 저지른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고 허위 서류를 만들고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직원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지시했다”라며 “상장회사 직원을 동원에 미국으로 가는 짐 속에 여행자 수표를 숨겨 원정 도박에 사용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장세주 회장 측, 반성 강조하고 선처 호소
 
▲ 장세주 회장 측은 대부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장세주 회장 측 변호인은 특히 개인적 이익을 위해 쓴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반면 장세주 회장 측은 대부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장세주 회장 측 변호인은 특히 개인적 이익을 위해 쓴 것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장세주 회장이 파철 무자료 거래로 회삿돈을 빼돌린 게 아니라 유상증자 관련된 채무 등 거의 다 회사를 위해서 썼다”며 “장세주 회장은 28차례에 걸쳐 미국으로 자주 출장을 떠났지만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를 방문한 건 8번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장세주 회장이 파철 무자료 거래 증거 삭제를 지시하거나 직원을 동원한 적이 없다”라며 “검찰이 주장한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재판에서 이미 입증했으므로 장세주 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 온 장세주 회장 역시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장세주 회장은 “살면서 항상 옳은 일만 행하지는 못했지만 회사를 지키는 게 옳다는 신념으로 일했고 결정을 내렸다”라며 “교도소에서 ‘실패는 막다른 길이 아니라 우회로’란 글귀를 보면서 반성했으며 죄를 씻을 수 있도록 앞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액수 커 집행유예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상황은 장세주 회장 측에 녹록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장세주 회장이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은 일부 혐의를 인정한 만큼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길이다. 하지만 액수가 워낙 큰 만큼 일부 무죄를 인정받더라도 풀려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검찰이 파악하고 있는 장세주 회장의 범죄 규모는 횡령 209억원, 배임 97억원, 국외도피 50억원, 범죄수익 은닉 100억원, 상습도박 8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서 검찰이 10여년 간 장세주 회장이 무려 1억 달러(약 1170억원)를 베팅한 기록을 담은 미국 카지노 전산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집행유예의 꿈은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은 선고가 임박한 만큼 1심 재판부에는 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항소심에서 제출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이유에 대해 “미국 측에서 자료를 빨리 받으려고 했으나 시일이 오래 걸렸다”며 “1심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은 것은 재판이 늘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또 이 자료 외에도 가지고 있는 다른 증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이미 한 차례 집행유예로 풀려난 적이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검찰이 거론한 2004년의 사건은 장세주 회장이 같은 해 회사 예금을 일가 친척들의 대출 담보로 사용하고 회삿돈으로 개인 채무를 갚은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전력을 말한다.
 
더구나 이미지 실추에 크게 기여한 해외 원정도박 부분도 불리한 점으로 거론된다. 80억원 대의 도박 혐의는 회사일로 포장하기 쉽지 않는 개인 범행 부분이라는 점에서다. 여기에 1천억원이 넘는 베팅 기록이 인정될 경우 해외 원정도박 금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게 돼 집행유예는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표적수사 의혹까지 받으면서도 엄벌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검찰은 이미 항소심에 추가로 제출할 자료들이 많다고 언급하면서 수 차례 엄벌을 요구했다. 만에 하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진다고 해도 즉시 항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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