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것처럼 발전해야 한다”

사실 한국의 우승을 예측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에 열세였고 해외원정도박으로 인해 리그 내 선발투수 한 명과 최고의 불펜투수와 마무리가 빠졌다. 하지만 투수진이 펼친 예상 밖의 맹활약으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의 과제로 ‘투수’를 언급했다. 선발투수 부재, 강속구 투수의 부재가 바로 그것이었다.
개막전과 준결승전에서 일본 선발투수로 나섰던 오타니 쇼헤이(21, 니혼햄)는 두 경기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고 한국의 타선을 막아냈다. 지난 8일 첫 경기에서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19일 준결승전서도 7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을 거뒀다.
국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160km가 넘는 직구, 포크볼조차도 147km까지 찍으면서도 6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체력까지 일본전에서 승리를 거둔 김인식 감독도 일본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일본은 완전히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우리도 첫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13명이 있지만 일본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일본은 오타니 외에도 노리모토 다카히로(25, 라쿠텐) 같은 젊은 선수들이 즐비했다. 반면 한국은 상당수가 20대 중후반이 돼서야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조상우(21, 넥센), 심창민(22, 삼성), 조무근(24, kt)이 있지만 모두 불펜 보직을 맡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것처럼 발전해야 한다. 우리는 투수들이 짧게 던지며 위기를 면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시즌 성적으로 인해 감독은 실험적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양성하기란 쉽지 않았다. 2군에서 활약을 펼치면 1군에서는 불펜투수로 투입되면서 류현진(2006년), 김광현(2007년) 같은 투수들이 등장하기란 어렵다.
김인식 감독은 “한국이 리틀야구에서는 절대로 일본에 밀리지 않는다. 그때 또래에서 발군 실력을 보였던 선수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분석하고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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