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인수후보 CJ그룹의 선택은?

오는 30일 본입찰을 앞둔 코웨이가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번 코웨이 인수전은 예비입찰 전후로 CJ그룹과 중국계 전략적 투자자 등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웨이 경영권과 지분 30.9%를 보유 중인 MBK파트너스 측은 지난달 말 CJ-하이얼 컨소시엄과 글로벌 사모펀드인 칼라일 등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해 매각 실사 작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칼라일이 코웨이의 높은 매각가와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실사를 중단해 사실상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여기에 CJ 컨소시엄에서 하이얼마저 불참하기로 하면서 이번 인수전은 안개속에 빠진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에서는 인수후보자들의 움직임과 변수 등에 따라 코웨이 매각 본입찰이 12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코웨이의 본입찰에서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거나, 후보자와 대주주인 MBK 간 적정가를 놓고 입장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대주주인 MBK는 당초 이달 30일로 예정했던 본입찰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CJ그룹과 칼라일 등은 MBK에 본입찰을 내달 중순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현재까지는 당초 예정대로 오는 30일 본입찰을 추진할 방침이라는 게 MBK 측의 입장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 본입찰은 애초 계획대로 이달 30일 진행할 예정”이라며 “코웨이의 사업부문별로 분리매각 등의 대안 방안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라일그룹과 하이얼그룹의 불참에 이번 코웨이 인수전이 시들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하이얼그룹이 지분 인수 컨소시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아, 인수전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CJ그룹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다른 재무적인 투자자를 영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각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나오는 데는 매각자인 MBK 입장에서도 추가 인수 후보를 영입해 가격 경쟁구도를 조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MBK 측 역시 당초 매각 일정과 관계없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어서, 매각 일정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시들해지면 MBK가 코웨이 매각을 중단하고 지분 100%를 보유한 ING생명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도 회자된다. 그러나 MBK 측 이에 대해 “당분간 코웨이 매각에 집중할 것”이라며 “코웨이 대신 ING생명 등 다른 기업의 매각을 우선 추진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일축했다.
◆동부팜한농 본입찰 불참한 CJ그룹, 이번에는?
한편 웅진그룹의 알짜 계열사였던 코웨이는 그룹이 구조조정의 운명에 놓이면서 MBK에 매각됐다. MBK는 지난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주당 5만원씩 모두 1조19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3년여 만에 인수 적정 가격으로 3조원까지 거론된다. 코웨이가 웅진그룹으로부터 매각된 직후 환경 가전기업으로 재탄생,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한 실적 개선과 약 2배가량 뛴 주가 덕분이다.
인수 후보자들은 코웨이 인수가격으로 지분 30.9%와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얹어 2조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MBK 측은 그러나 2조5000억원에서 3조원이 적정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유력 후보인 CJ그룹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1조원에 매각하고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동부팜한농의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CJ그룹이 코웨이 인수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거론되는 코웨이의 인수 가격대가 (우리 입장에선) 너무 높다”며 “본입찰 참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조금 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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