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확산의 필요성 WJ 지적
미국과 영국에서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민영화 바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확산돼야할 필요성이 많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적했다.
저널은 29일자 리뷰와 전망난에서 `사회주의가 뒤짚어지고 있다'는 제목으로 이렇게 분석하면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가 지난 69년 "전세계 국영 부문이 재(再)민영화되는 것이 세계 경제의 다음 단계 변화"라고 진단한지 10년여 후 그 진단이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해 엄청난 부를 창출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저널은 로버트 푸어를 비롯한 학자들이 미국 리슨 파운데이션을 통해 갓 펴낸 세계민영화 보고서 20주년판을 소개하면서 주요 국가의 민영화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전했다.
기념 보고서는 영국에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총리로 들어서면서 공공 부문 민영화에 불이 붙었다면서 영국이 지난 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상업적으로 운용이 가능한 거의 모든 부분이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던 것이 대처가 들어서면서 이전 30년간 강화돼온 `사회주의 추세'가 철퇴를 맞아 철강, 광업, 석유, 전화, 항공사에 심지어 영국이 자랑하는 롤스 로이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민영화 메스가 가해졌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처도 급격한 민영화에는 부담을 느껴 노조에 국영회사 지분을 나눠주는가 하면 중산층 세입자에게 60만채 가량의 공공주택 입주 혜택을 주는 등 절충 조치도 취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대처의 과감한 민영화 덕택에 영국은 선진권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당시 국가 위상이 2위로 상승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도 민영화의 덕택을 톡톡히 본 케이스라고 소개했다.
공산 정권이 지난 80년대초 사적인 농작물 수확과 판매를 허용한 것이 발판이 돼 중국이 이제는 식품 수출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중국 국유기업의 약 3분의 2가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민영화됐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영국과 같은 `사회주의 경험'은 없지만 민영화에서는 비슷한 전철을 밟은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기업 보조금과 은행을 비롯한 금융과 에너지 부문 규제가 약화되기 시작했고 철도화물 서비스인 콘레일도 매각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빌 클린턴 행정부에 들어서면서 공공부문 민영화가 더욱 활발해져 방송 주파수와 우라늄 농축이 민간에 개방돼 몇십억달러의 돈이 국고로 들어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도 그렇지만 특히 지방의 민영화 바람이 더욱 거셌고 지금도 그렇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대표적으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인 젭 부시가 주지사로 있는 플로리다주와 인디애나주가 거명됐다. 대도시의 경우 민주당 소속 리처드 데일리가 시장으로 있는 시카고와 오클랜드시를 보고서는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들 국가에서 민영화가 활발하지만 여전히 확산될 여지가 많다면서 미국의 경우 디지털 시대를 맞아 메일 서비스와 한해 12억달러의 매출이 나오는 철도승객 서비스인 암트랙이 굳이 당국에 의해 운영돼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어 교육이 특히 민영화 쪽에서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면서 교육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차터스쿨이라든지 바우처 제도 등 다양한 민간지원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도로와 상하수도 서비스, 그리고 공항 등에서 민영화가 확대될 여지가 여전하면서 영국과 캐나다의 경우 항공 관제가 이미 민영화됐으나 미국은 그렇지 못한 점을 상기시켰다. 노조와 관련 공무원의 반발이 주요 변수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을 의식해 정치인들이 선뜻 총대를 메지 못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따라서 이런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끝으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을 인용했다. 즉 모든 위대한 아이디어는 예외없이 3단계를 거쳐 실행된다는 것이다. 첫번째는 사회의 조롱을 받는 것이며 다음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인 세번째 단계에서는 스스로 입증돼 마침내 햇빛을 본다는 것이다.
저널은 민영화가 아직은 3번째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거의 다다른 상태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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