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값 할인 당당하게 '거부'
점점 치열해지는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하고 경쟁적인 판촉 활동이 한창인 가운데 할인, 즉 차 값을 깎아주기를 당당하게 거부하는 차종들이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3일 5개 완성차 업체의 8월 판매조건을 살펴보면 휴가비 지원, 유류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한 현금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차종은 총 12개이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 투스카니, 쏘나타, 그랜저, 테라칸, 트라제XG, 라비타 등 7개 차종, GM대우차는 토스카, 윈스톰 등 2개 차종, 기아차,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뉴오피러스, SM7, 뉴체어맨 등 각 1개 차종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차이거나 ▲차가 잘팔리거나 ▲수요층이 고정돼 적은 금액의 할인이 판매에 큰 영향을 안미치거나 ▲판매량이 미미해 판매조건을 달리해도 별 차이가 없는 경우 현금 할인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는 신차인 데다 현재 미출고 대수가 1만5천대 가량으로 소위 '잘나가는 차'이고, 쏘나타 역시 미출고 대수가 7천-8천대에 달하는 상황에서 현금 할인은 큰 판매 유인이 될 수 없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대로 라비타, 투스카니, 테라칸 등은 7월 한달간 각각 5대, 52대, 230대만 팔리는 등 다른 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나가는 차'이므로 할인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아차는 차종에 따라 10만-50만원의 유류비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가운데 뉴오피러스만을 그 대상에서 빼놓았다. 신차이면서 지난달 3천1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대형차 시장에서 2개월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다만 '2개월 연속 판매 1위 달성'을 기념해 8월 한달간 뉴오피러스 구입고객 전원에게 휴대용 골프거리 측정기 또는 여성용 화장품 세트를 증정하는 행사를 가질 뿐이다.
뉴오피러스의 약진은 경쟁차종인 에쿠스의 할인으로 이어져 현대차는 8월 판매조건에 '에쿠스 구입시 100만원 휴가비 지원 또는 무이자 10회'를 포함시켰다.
또한 쌍용차의 간판인 뉴체어맨도 최대 150만원까지 여름 휴가비를 지원하는 다른 차종과 달리 휴가비가 지원되지 않는다. 단지 재구매 고객이나 뉴체어맨을 보유하고 있던 고객이 뉴체어맨을 구입할 경우 차값의 1%를 지원해줄 뿐이다.
GM대우차의 토스카, 윈스톰도 굳이 할인해줄 이유는 없어 보인다. 두 차종 모두 신차에 속하는 데다, 토스카는 지난 7월 한달간 2천497대가 팔려 전달에 비해 판매량이 늘었고, 윈스톰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2위'라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경우에는 고개들에게 성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SM5 구입시 유류비 20만원을 지원하고, SM3 구입시 45만원 상당의 아이나비 업플러스 내비게이션을 증정하긴 하지만 고급차인 SM7에는 이 같은 지원이 없다.
SM7 수요층이 고정돼 있는 만큼 몇십만원을 할인한다고 해서 판매량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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