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선생 ‘수갑’ 여고생 ‘눈물’
미성년자인 여고생과 대학 휴학생인 성인이 육체적 한 몸이 됐다. 과외선생과 제자로 만났던 두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하게 정신과 육체가 서로 사랑을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사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 과외선생은 법의 심판을 기다리게 됐다. 여고생은 펑펑 울었다. 선생님의 잘못은 없다고 계속 주장을 하고 있다. 그들이 한 몸이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여고생이 집을 가출하면서 가지고 나온 값비싼 물건을 과외선생이 처분해준 행위가 가장 컸다. 이는 혹독한 수업료로 이어졌다. 결국 과외선생은 장물알선 매매 등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휴대폰 문자메시지 탄로
사건 발생 수개월 전, 여고 1년 이모양 어머니 김모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내 광고게시판에 붙여진 ‘서울 S대 출신’과외아르바이트를 우연찮게 보게 됐다. 이는 서울의 유명 S대 통계학과 휴학생인 심모씨(23)씨가 과외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전단지를 게재한 것이었다. 김씨는 마침 딸아이가 수학과목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터라,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심씨에게 수학 과외를 부탁했다. 과외비용은 서울 명문 유학생(지방에서는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한 학생을 유학생이라고 지칭함)이라는 것을 감안해 그녀는 심씨가 비록 한 과목을 담당하나, 한달에 7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는 많은 돈을 지불한 만큼 딸아이의 학기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를 기대하며 집에 오는 심씨를 깍듯하게 모셨다. 하지만 이양과 심씨는 어머니 김씨의 바람과 달리 다른 길로 갔다. 한마디로 눈이 맞았다. 자연스레 육체적 연애도 즐겼다. 결국 공부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자연히 이양의 학습능력은 떨어졌고, 집 귀가시간은 늦어지기 일쑤였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옛말처럼 이들의 관계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탄로가 난 계기는 이양의 휴대폰 메시지. 밤늦은 시각에 우연히 심씨가 딸아이에 보낸 메시지를 어머니 김씨가 보게 됐다. ‘사랑해 보고 싶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본 어머니는 처음에 또래 남자친구가 있으려니 생각했다. 그 생각은 얼마 뒤 잘못된 생각이었다.
◆우리 사랑하게 해 주세요!
그러나 보낸 이는 다름 아닌 과외선생이었다. 이후 수순은 예상 그대로다. “기껏 공부 열심히 가르쳐달라고 거액을 들였건만 철부지 어린아이를 데리고 엉뚱한 짓을 했다”며 어머니는 노발대발하면서 과외선생 심씨를 내쫓았다. 하지만 이미 딸아이는 소위 눈에 콩깍지가 씌어 있었다. 어머니 김씨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고 때늦은 행동에 불과했다. 이양은 “왜 선생님을 보지 못하게 하느냐”며 어머니와 거의 매일 싸우다시피 하다가 급기야 가출하기에 이르렀다. 이양은 집에서 고급 핸드백, 귀금속, 시계 등 2천3백여 만 원 어치를 훔쳐 가출한 뒤 전 과외선생 심씨에게 전해줬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 한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심씨가 이양을 설득해 돌려보내거나 차라리 외면했으면 법적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심씬은 오히려 이를 현금화시켰기 때문이다. 심씨는 제자가 가지고 나온 귀중품 중 롤렉스시계(시가 1천5백만원)를 인터넷을 통해 고작 3백만원에 처분한 다음 함께 흥청망청 유흥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이양은 중학교 시절 전교 수위를 차지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났지만 고교 진학 후,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물론 가출 당시 성적도 최 상위는 아니더라도 상위권에 속해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집안의 귀중품을 들고 나온 이유에 대해 혹시 심씨가 사주하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이양은 강하게 부정했다. 그리곤 “가출하면 필요할 것 같아 가지고 나왔다”며 “다만 판매 방법이 없어 부탁했을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어찌됐든 심씨는 장물아비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아울러 심씨 역시 집안의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경찰조사 밝혀졌다. 군 제대 후 학교에 복학하지 않고 아버지 소유 건물에서 재미 삼아 PC방 사업을 하다 실패해 전부 날리고 아버지의 눈밖에 났던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경제적 지원이 끊겼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신용카드를 빈번하게 사용하다, 끝내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고 말았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그는 과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집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남녀가 서로 만나 서로의 고달픈 처지를 이해하고 위로하면서 연인(?)이 된 것.
참고로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에는 13세 미만의 여성이 승낙을 했다 하더라도 처벌을 면할 수 없다.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질 나이가 못된다는 점을 감안, 강간죄에 준해 법의 심판을 받는다. 다만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할 경우 공소가 기각된다. 이 때문에 만 14세 이상의 여성과 성관계시 돈이나 기타 다른 것을 제공이 전무한, 대가 없이 서로 합의하에 이뤄졌다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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