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뜨거운 여름, 폭염 속에서 살아남기!
  • 정흥진
  • 승인 2006.08.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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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 발령, 기진맥진 대한민국 여름 보고서
‘하늘에 구멍이 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달 가까이 쏟아지던 폭우가 그치자 이번에는 또, 모든 것이 타들어버릴 듯한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가 우리나라도 열대지방과 같은 기후가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적잖이 걱정된다. 아이들이야 다행히 방학이니 낮 시간에 외출을 삼가게 하고, 저녁에 학원을 보낸다든지 활동을 시키면 괜찮겠지만 바깥에서 활동하는 직장인들의 경우에는 더운 것이 그냥 더운 것만은 아닌 문제점이 있다. 언제 이처럼 뜨거운 더위를 겪어보지 못했던 우리들에게 있어서 요즘 같은 더위는 말 그대로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기우 아닌 기우가 절로 생겨난다.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서도 이런 외신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는가. 유럽 어느 나라는 사상 최악의 더위로 몇 십 명이 사망하기까지 하고, 선진국의 어느 나라는 지하철의 에어컨이 고장 나 더위를 참을 수 없어 전동칸마다 얼음통을 비치해 두고 있다는. 만화 같은 이야기지만, 지구촌의 현실이다. 우리도 이러한 지구촌의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고 말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죽지 않기 위해서 폭염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101년만의 폭염’이라고 해야지!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지난해 세계적으로 ‘100년만의 폭염’이 올 것이라는 미국 NASA의 발표에 의해 에어컨과 선풍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적이 있었다. 물론, 거짓 정보인지 사실 정보인지를 놓고 수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덥긴 더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지난해 여름은 참으로 특이한 기온 현상을 보였다. 여름의 초반부까지는 이상하리만큼 서늘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여름 후반부로 가면서부터 날씨가 급작스럽게 더워졌던 것이다. 봄부터 ‘100년만의 더위’를 염려해 각종 냉방 기구를 구입했던 소비자들은 처음 괜히 구입했다는 원성도 많았지만, 여름 끝물에서는 매우 유용하게 냉방 기구를 이용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형상이다. ‘100년만의 더위’가 아닌, ‘101년만의 더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만큼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에 의해 쓰러지고, 죽어가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국가적으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상기온 왜 발생하나? 실상 국어사전에 ‘폭염’이라는 단어는 ‘갑작스럽게 심한 더위’라는 뜻으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폭염’이라는 것은 일상적인 용어이지 기상전문 용어로 쓰이지는 않는다. 지구는 과거 100년 사이에 약 0.5℃씩 온도상승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그 옛날부터 지구의 온도가 끝도 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하더라도 지구가 냉각되면서 다시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일부 기상학자들의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아직까지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70년대 이후부터는 현저하게 온도상승이 나타나며 1980년대에는 이미 세계의 평균기온을 여러 번 갱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기상관측소 창설 이후 관측 자료를 이용하여 기온의 변화를 연구한 결과 100년 동안 2℃나 기온이 상승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급상승한 이 같은 온도에 대해 2℃ 정도라고 우습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빙하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지구의 기온 상승이 불과 4℃가 상승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100년 동안 2℃의 상승은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요소는 크게 자연적 원인과 인위적 원인으로 구분된다. 자연적 원인의 경우 대체적으로 태양활동의 변화, 화산분출, 해면온도나 빙설분포, 편서풍 파동이나 대기 파동, 구름의 양이나 광학적 성질의 변화 등이 있다. 그러나 그 외적인 요소에 의한 이상기후 현상은 모두가 인위적, 즉 인간이 만들어 놓은 상황들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학창시절부터 많이 배워서 알고 있다시피 도시화, 산업화 등이 인위적 이상기후의 주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산림파괴, 이산화탄소 방출, 산성비, 프레온가스 등에 의한 오존층 파괴, 온실효과에 의한 지구 온난화 등 그 원인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자업자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현상이다.
◈더위 앞에 자만은 금물 ‘더워봐야 얼마나 덥겠느냐’, ‘나는 더위를 많이 타지 않으니까 괜찮다’ 등의 자만심은 폭염 앞에 더욱 위험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물론, 단순한 온도의 상승만으로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난다는 것은 있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 간접적 피해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1994년 기록적인 폭염 현상이 나타났을 당시 대구, 강릉, 경남 내륙(산청, 합천 등), 전남 내륙(승주) 지방은 기온이 무려 39℃까지 올라갔으며 비교적 덥지 않은 지방인 임실, 장수, 거창 등은 37℃, 서울의 경우에는 38℃까지 기온이 올랐던 바 있다. 40℃ 가까이의 기온은 인체의 온도보다 높은 것으로 바람이 불면 숨이 막힐 듯 더운 기운이 느껴지며, 오히려 더 땀이 나는 등 더위를 느끼게 된다. 당시 서울의 거리가 텅 비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그 더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날씨에는 혈압이 높거나 몸 자체에 열이 많은 사람들은 외출을 절대 금하는 것이 좋다. 기온 자체의 문제가 아닌, 아스팔트 등 발열현상에 의해 그 더위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간접적으로 폭염에 의한 사인을 분석해 보면 그 원인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거듭 강조하지만, 단순히 온도가 30℃인지 40℃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주 쉽게 날이 더우니 수영장이나 계곡, 저수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당연히 물에서 익사 사고의 빈도수 또한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계산 논리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고혈압이나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 사고도 늘 수밖에 없는 조건이 폭염이다. 고혈압 환자나 몸이 쇠약한 노인들이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몸을 차게 하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환기 등의 이유로 폭염 속에 노출이 되면 사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밖에도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상황을 모두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다양한 곳에 도처하고 있다. ◈폭염 대처법 같은 온도라 하더라도 요즘 도시의 더위는 예전보다 더 참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 주원인은 바로 냉방장치의 발달로 봐도 무관할 것이다. 냉방이 되는 실내에 있다 보면 더위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에어컨의 경우 실외기들이 모두 건물 밖으로 배치되어 있어 바깥기온은 더욱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시멘트나 아스팔트가 대부분인 도심의 경우 열 흡수율이 높기 때문에 냉방을 하고 있는 실내와 그렇지 않은 실외의 기온 차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치이다. 이러한 상황은 실내 냉방을 더욱 심화시켜 여름철의 폭염은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폭염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우선 외출 후 뜨거워진 몸을 샤워를 통해 식혀내는 방법이 있다. 덥다고 냉수를 사용하는 것보다 미온수를 사용하여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샤워를 하는 동안은 냉수가 시원하겠지만, 샤워 후에는 미온수를 사용한 것이 더욱 시원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샤워 후 더운 날씨 탓에 몸이 다시 금방 덥혀지기 때문이다. 또, 샤워 후 피부의 체온을 낮추기 위해 등이나 머리 부분에 물에 적신 천을 대고 있는 것도 더위를 식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티셔츠의 등 쪽을 적셔 물을 짜서 입고 있으면 기화열 때문에 매우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슴이나 배를 차게 하는 방법은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하겠다. 또, 습도가 높은 날에는 증발이 쉬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땀과 물에 적신 옷이 범벅이 되어 곰팡이 등의 온상지가 될 우려도 있다. 장마철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이러한 방법을 절대 금해야 하겠다.
◈폭염으로 나타나는 증상들 ★열 피로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땀을 통해 수분과 염분이 같이 빠져나가 어지럼을 느끼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는 이른바 ‘열 피로’ 현상이 나타난다. 수분과 염분을 체내에 제때 보충해주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흔히 말하는 ‘더위 먹었다’는 말이 이럴 경우에 해당하는 표현이다. ‘열 피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중에 판매하는 이온음료 등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열 실신 한 번쯤 땡볕 아래 오랜 시간 서 있다가 갑작스럽게 눈앞이 캄캄해지며 어지러운 느낌을 받고 쓰러져본 기억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 땡볕에서 애국조회를 하다가 가끔씩 이렇게 쓰러지는 여학생들을 보며 빈혈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열 실신 현상으로 볼 수 있겠다.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되면 인체의 말초혈관들이 확장됨에 따라 몸의 피가 주로 하체로 몰리게 되고, 대뇌에 원활하게 피를 공급하지 못해 실신하는 현상이다. 이럴 경우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얼마간 휴식을 취하고 몸을 죄고 있는 옷을 벗거나 느슨하게 해줌으로써 바로 회복될 수 있다. ★일사병 일사병은 두부나 경부에 오랜 시간 직사일광을 받아 발병하는 것으로 체온은 정상이거나 약간 높은 정도이며 땀은 분비되지만 체온이 상승되면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일사병은 일반적으로 쇼크치료와 같은 응급처치를 하고 수분을 보충해주어야 하며 체온이 상승하거나 의식이 나빠지면 병원으로 가야한다. 밀폐된 건물의 노약자나 더운 여름 차량 안에 갇힌 어린이는 열사병을 주의해야 한다. ★열사병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체온조절 장해로 중추신경계통의 이상으로 땀이 나오지 않아 체온이 상승된다. 현기증,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응급조치가 없으면 고열로 인해 신체 조직이 파괴되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최대한 신속하게 환자의 체온을 낮추어야 한다. ★일광화상 무방비 상태로 햇볕에 오래 나가 있다 보면 피부가 화끈거리고 아프며 붉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을 입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열도 난다. 응급조치를 통해 심각한 피부 손상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일광화상 발생 시 가능한 빨리 찬 우유나 냉수로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이후 20분간 하루 서너 번씩 실행해 피부를 진정시킨다. 온몸에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같은 방법으로 찬물에 몸을 담근다. 단, 피부에 물집이 생겼을 정도라면 2차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물에 담그거나 터트려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 콜드크림과 같은 피부 연화제를 하루 3~6번 발라서 피부의 건조함과 붉은 기운을 줄여주도록 해야 한다. 피부를 비빈다든가 자극을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또, 벗겨지는 피부를 절대 잡아 뜯어서는 안 된다. 얼굴은 보습에 신경을 쓰되 화장은 최소한으로 하여 자극을 줄이는 것이 좋다. 몸에서 열이 가라앉지 않거나 일광 화상이 너무 심하다면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광화상은 자외선과 몸의 반응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초기에 약을 쓰면 더 진행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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