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경험 요구하던 저축은행중앙회, 이순우 전 행장은 왜?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최종 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 은행맨인 이순우 전 행장은 경북 경주 출신으로 1977년 우리은행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하고 2011년 우리은행장과 2013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우리카드 고문을 맡고 있다. 이순우 전 행장은 함께 지원했던 박내순 전 한신저축은행 대표와 모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 등 2명을 제치고 선임될 것이 유력한 상태다.
총회에는 총 79개 저축은행 대표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투표를 거쳐야 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평가다.
이순우 전 행장은 지난달 7일 후보 추천이 거부된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에 비해 은행업계의 경력과 명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동문으로 알려지는 등 정치권 인맥도 상당해 정치권의 저축은행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로써 김종욱 전 부회장이 거부된 후 수 차례의 후보자 선출 회의가 무산되면서 나왔던 관료 출신 선임설은 소문으로만 끝나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내정설이 이미 흘러나왔던 이순우 전 행장의 선임 역시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종욱 전 부회장의 후보 추천이 거부됐던 이유는 저축은행 업계 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였다. 저축은행 경력이 짧은 김종욱 전 부회장이 저축은행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거나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종욱 전 부회장은 2013년 SBI저축은행 대표로 취임하고 올해 4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가 지난 9월 퇴임했다.
하지만 이순우 전 행장은 아예 저축은행 경력이 전무하다. 저축은행 경력만 11년에 육박하는 박내순 전 한신저축은행 대표는 아예 추천받지도 못했다. 관피아 우려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일관성없는 저축은행중앙회의 선택은 여전히 뒷말을 낳고 있다.
후보 추천을 거부당했던 김종욱 전 부회장은 최근 이순우 전 행장의 내정설을 접하고 저축은행중앙회가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결국 저축은행중앙회가 이순우 전 행장을 든든한 우산으로 삼겠다는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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