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하는 추미애, 또 다시 귀국 연기
고심하는 추미애, 또 다시 귀국 연기
  • 정흥진
  • 승인 2006.08.0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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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냐, 열린우리당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8월 초 귀국해 정계개편에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던 민주당 추미애 전 의원의 귀국이 또 다시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4.15 총선 후 탄핵의 역풍을 맞고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던 추미애 전 의원은 그동안 뉴욕 콜롬비아 국제대학원에서 동북아 외교안보 관련 연구(방문교수 자격)를 해왔으나 비자가 만료된 이유로 자녀들과 함께 8월 초 귀국할 예정이었다. 추 전 의원의 귀국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05년 8월 말 당시에도 비자 만료로 귀국할 것이란 설이 분분했으나 비자를 1년 더 연장, 올 8월경 만료돼 1일 귀국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귀국 또한 8월 하순경으로 연기하게 된 것이다. 추 전 의원의 귀국 연기를 두고 정계개편에 어떤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치권은 벌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며 분석하고 있는 분위기다.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는 추 전 의원의 귀국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보았다. ◈또 다시 귀국 연기 지난 달 31일, 그러니까 추 전 의원이 귀국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8월 1일 전날 그의 공식홈페이지에는 “그동안 미국 콜럼비아대학 연구활동을 마치고 8월초로 알려졌던 추미애 의원님 귀국이 8월 하순경으로 결정되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 민주당 측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추 전 의원의 귀국 날짜가 변경된 것 같다”며 “당에서도 (추 전 의원의 귀국날짜를)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계획된 변경이 아님을 밝혔다. 당의 대변인도 알 수 없을 정도라면 추 전 의원의 측근들도 귀국날짜를 명확히 알고 있기는 힘들다는 논리가 설 수밖에 없다. 또, 같은 언론은 추 전 의원의 한 지지자와 29일 전화통화를 통해 “(추 전 의원이) 8월 1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귀국 시간은 확실치 않지만, 의원 측에서 공식 환영행사에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해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히며, 그 때까지도 1일 귀국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 전 의원의 귀국이 돌연 연기된 것에 대해 무성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더욱이 일각의 경우 “추 전 의원의 귀국에 맞춰 환영행사를 위한 정식모임을 갖는 등 귀국이 확실시 된 바 있지만, 지금처럼 또 연기된 만큼 8월 하순 귀국도 명확치 않다”며 귀국 시점과 관련해 혼란을 겪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추 전 의원 귀국의 관전 포인트 ‘추다르크’라고도 불리는 추미애 전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과 함께 정치권에 여풍을 불게 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이 같은 추 전 의원의 귀국에 정치권과 언론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추 전 의원의 정치적 입지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다면 향후 정계개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이 자명하다는 것을 정치권은 이미 알고 있었다. 특히, 최근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7.26을 통해 서울 지역에서 당선됨에 따라 민주당발 정계개편 논의가 확산되고 있어 추 전 의원 또한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에 개입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바로, 그의 귀국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인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의 주역이었던 조 의원과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추 전 의원 간의 노선 차이가 극명하게 갈렸던 만큼 그의 원내복귀 후 조 의원과의 갈등문제 등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추 전 의원은 17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아 한나라당과의 탄핵공조를 사과하며 '삼보일배'를 강행해 호남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었다. 한편, 추 전 의원은 민주당에 적을 두고 있지만, 열린우리당 내 핵심 세력들과의 친분도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귀국 후 입장 변화 등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추 전 의원은 과거 민주당 시절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등과 함께 정풍운동을 주도하며 맺은 친분을 지금까지도 유지하며 수시로 교감을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추 전 의원의 귀국은 세간에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로 데려 가겠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의 경우 “추 전 의원과는 당내 모임을 같이 한 적이 있고 친하다”며 귀국 후 면담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천정배 의원은 “조순형 전 대표와 추 전 의원을 데려오지 못한 것이 이 정권의 한계”라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추 전 의원의 귀국을 각별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들 중 일부인 것이다. 또,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추 전 의원이 귀국해 당에 오면 자연스럽게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며 언제든 추 전 의원의 복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상황으로 보아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가 추 전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양당 모두 누구 하나의 힘이라도 더 필요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시작된 부활에 더욱 불씨를 댕길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것이고,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누구라도 당을 구해줄 인물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추 전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추 전 의원은 귀국 후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공산이 크다. 추 전 의원의 귀국, 그리고 번복되는 귀국 시점. 의혹은 점점 부풀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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