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위안부 협정이 합의를 본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29일 한일 위안부 피해자 협상 타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일본대사관 앞에 놓인 위안부 소녀상 이전은 절대 불가한 일이며, 매주 열고 있는 수요집회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이날 오후 서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에서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과 1시간가량 면담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항상 요구했던 ‘법적 책임’이 빠진 이번 합의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호소했다.

김복동(90) 할머니는 “정부가 타결됐다고 하는데 뭐를 타결했다는 말이냐”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베 총리가 나서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하면서 우리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마음은 돈이 필요 없다”며 “법적으로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게 우리들의 원이다. 우리는 타결이 안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용순(88) 할머니는 “(소녀상 이전은) 당치도 않은 거고, 차관도 (면담에서) 안 되는 거라고 했다”며 “소녀상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녀상한테는 아무도 손 못 댄다”고 단언했다. 이는 한국과 일본 정부가 이번 합의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위안부소녀상의 철거 가능성을 열어둔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열어온 수요집회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이 진정 마음으로 위안부에 대한 죄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진실된 마음으로 대사관 앞에 와서 공식 사죄를 해야 한다”며 “진실된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끝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시사포커스 / 박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