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지분 9.54% 블록딜로 처분…“파생상품계약 때문인 듯”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자베즈파트너스는 보유하고 있던 현대증권 주식 2257만7400주(9.54%) 전량을 전날 장 마감 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는 전날 종가인 5840원에 할인율 12.7% 수준인 5100원으로 총 매각 가격은 1150억원이다. 매각 주관은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이로써 지난해 진행됐던 현대증권 매각에 오릭스와 함께 참여할 뜻을 밝히기까지 했던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 2012년 현대증권 지분 9.54%를 매입한 후 4년여 만에 현대증권 주주 자격을 완전히 내놨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을 두고 자베즈가 현대증권 주가 하락에 따라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증권 주가가 하락하자 현대증권과 맺었던 계약에 따라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2012년 1월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현대증권 실권주를 인수한 자베즈와 주가하락시 손실을 보전하는 내용의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측이 밝힌 계약 내용은 8500원을 기준으로 현대증권 우선주의 매각가가 5000원까지 떨어지면 그때까지의 손실분을 현대그룹 측이 부담하고 5000원보다도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하락분은 자베즈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주가 하락시 일정 부분까지는 현대그룹이, 그 이상은 자베즈가 부담하는 셈이다.
지난해 현대증권 매각이 결국 무산되면서 7500원대이던 현대증권 주가는 매각 실패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최근 들어 5000원대에 돌입했다. 이에 자베즈가 5000원 이하로 주가가 내려갈 경우 추가 손실을 부담하지 않기 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장 마감을 앞둔 오후 3시50분 현재 현대증권 주가는 자베즈의 지분 처분 소식에 전날보다 420원(7.19%) 내린 5420원에 거래되고 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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