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영화과 통폐합 등 학사구조 개편 때문에 논란이 일었던 건국대가 학과 폐지 결정 공지를 카카오톡(SNS)를 통해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알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또 논란이다.
 
이에 건국대는 동물생명과학대학 바이오산업공학과의 폐지 결정을 해당학과 재학생들에게 카카오톡으로 통보한 사실은 “학과 차원의 ‘일정공지’였다”는 해명을 10일 내놓았다.
 
이어 건대는 “학교가 학과 폐지 공지를 카톡으로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학과 구조 개편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열기로 한 학생 간담회 일정을 학생 대표가 카톡방에 공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는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경 경영대 강의실에서 열렸으며, 해당 일정에 대한 공지는 이틀 전인 5일 카카오톡을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건대 측은 “두 단과대학 통합 방안에 대한 학과 차원의 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였을 뿐 본부 차원에서 폐지를 통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해당 학과 재학생의 입장에서는 미래가 달린 중대한 일을 단 이틀 전에 알린 것은 사실상 ‘통보’에 가까운 절차로 보인다.
 
실제로 해당 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 또한 모집하지 않고, 동물생명과학대와 생명환경과학대가 통합된다. 학생들이 문제로 삼는 ‘일방적 통보’만큼이나 더 큰 문제는 학과 폐지 추진 배경이 교육부가 지원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함이라는 것에 있다.
 
‘지성인의 양성’이라는 대학의 본 목표는 사라지고, 대학은 취업률로 대변되며, 경쟁력을 위한 ‘이름’으로 작용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건대에서 거듭 불거지는 학과 통폐합 논란이 사업 선정을 위해서라면, 그것은 대학의 참 목표와는 이미 멀어진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본 전공을 직접 배우는 학생들에게 일정 공지를 한지 단 이틀 만에, 한 번의 간담회 끝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대학이 말하는 ‘의견 수렴’이란 어디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의문이다. [시사포커스 / 장영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