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논란 일까 노심초사…대기업은 NO, 중견기업은 OK?

최근 아모제푸드가 한식뷔페 ‘솜씨’를 오픈하면서 최근 또다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고개를 들까 염려되고 있다. 솜씨는 서울 중구 ‘골든튤립 호텔M’ 지하 1층에 지난 13일 오픈, 식사와 함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뒀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한식뷔페 시장에 대기업들이 진출해 영세 외식업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져, 국내 한식뷔페 사업에 진출하려던 롯데그룹이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해외 진출로 노선을 변경해야 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조짐 보일까
먼저 형평성 문제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롯데가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내 한식뷔페 사업 진출에 큰 반발이 있었던 반면, 아모제푸드의 이번 ‘솜씨’ 오픈은 거칠게 없었다는 점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느냐’는 식의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의 대상이 됐던 대기업의 한식뷔페로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 신세계푸드의 ‘올반’ 등이 있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의 한식뷔페 진출을 막고 있으며, 기존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확장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재도 받고 있다.
동반위의 권고안에 따르면 한식뷔페는 역 출구로부터 100m 이내 출점, 연면적 2만㎡ 이상의 대형 건물에 출점 등 까다로운 규정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제재는 중견기업은 해당사항이 없다. 아모제는 인천공항과 잠실야구장, 비발디파크 등 유명 시설의 식음료 업장을 운영·관리하는 중견 기업이다. 20014년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의 공식 식음료 총괄업체이기도 했다.
이는 영세업자 입장에서 보면 대기업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은 안 되고, 대기업 못지않은 중견기업은 되느냐’는 반문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중견기업들의 음식사업 진출과 관련한 논란이 예상되기도 한다. 하나의 선례를 남겨 다수의 골목상권 침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동반위의 권고 사항을 다른 기업들이 악용할 소지도 없지 않다.

◆“음식점 타격, 대기업 진출 탓 아냐”
그간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한식뷔페 사업 진출을 놓고 이견이 엇갈려왔다. 지난해 9월 한국외식업중앙회가 백재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대기업 한식뷔페 출점에 따른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에서 한식뷔페가 개장한 이후 주변 5㎞ 이내 음식점 45.2%의 매출이 감소했고, 매출 감소율은 평균 15.7%에 달했다.
또 1㎞ 이내 음식점의 52.2%, 1㎞ 이상~5㎞ 이내 음식점 39.3%의 매출이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한식뷔페와 고객층이 겹치는 한식당(51.4%)의 타격이 가장 컸고 일식(43.1%), 서양식(39.4%), 중식(35.2%) 등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외식업계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고려해 매장 출점 시 위치 선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으며, 원재료값 상승에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외식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더구나 음식점의 매출이 줄어든 건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업황침체 탓이 크다는 해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뛰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입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도 일반음식점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 문제와 소비자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주요 원인으로 단정 짓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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