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찌는 것 같다”라는 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되도록 시원한 옷차림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남성의 경우 기껏해야 반바지에 반팔 정도가 전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성들은 반바지에 더해 아슬아슬할 만큼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더위에 맞서기도 한다.
더위를 쫓고, 자신 있는 몸매도 과시할 수 있으니 여성들에게 있어서 미니스커트는 일석이조의 여름철 필수 아이템이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같은 미니스커트가 단순한 기능성으로 활용되어 여름철에만 유행을 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남성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것은 물론, 여성 스스로의 만족에 의해서 혹한의 겨울에도 식을 줄 모르고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미니스커트에도 여성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니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해서 무조건 선호한다는 것은 퍽 우려스러운 일이지 않을 수 없다. 미니스커트, 그리고 멋을 내기 위한 여성 패션 등에 관계된 몇 가지 건강 상식을 알아보기로 하자.
◆여름과 겨울이 공존한다
한낮 도시의 기온이 35°C를 넘나드는 날이 지속되자, 거리는 더위를 피한 인파들 때문에 한산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언제나 분주하기만 하던 거리의 인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되도록 서늘할 정도로 냉방이 잘 되는 건물 안에 들어가 더위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사무실이 최고의 피서지’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바깥의 온도는 달걀이 익어버릴 것처럼 푹푹 쪄도, 사무실의 온도는 늦가을 온도에 가깝다.
출근할 때 긴 팔 남방 하나를 꼭 들고 다닌다는 이민경(여, 학원강사) 씨는 “학생들이 방학인 관계로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데, 집에서 20분 정도 걸리는 학원에 도착하면 온 몸에서 땀이 흐르는 듯하다”고 한다. 아침 시간임에도 더위는 시작되고 있다는 뜻이다. 평소 미니스커트를 즐겨 입는 이유도 있지만,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에게 미니스커트는 필수 아이템. 그러나 의아한 점은 그토록 더위를 타면서도 긴 팔 남방을 가지고 출근한다는 것이었다.
이 씨는 이에 대해 “출퇴근길 실외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춥기까지 하다”며 “동료 강사 중 한 명은 이렇게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심한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이 씨의 동료처럼 냉방병 등 여름철 더위와 관련된 질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보고사례도 있다. 단순히 냉방병만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에어컨과 미니스커트, 그 둘의 관계에 미묘한 잡음이 있어 여성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미니스커트 잘못 입었다가는…
미니스커트가 시원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 기온이 섭씨 0°C를 기준으로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람의 체감온도는 -2°C가 된다고 한다. 또, 스커트 길이가 무릎 위 10cm까지는 치마 선이 2cm 오를 때마다 체감온도가 0.5°C씩 낮아진다고도 한다. 여름철에 시원할 수밖에 없는 최상의 패션이지 않을 수 없는 결과이다.
그러나 생리통환자와 불임환자의 복부온도는 정상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 연구결과에 비춰본다면 시원해서 좋은 것만도 아니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간단한 이야기로 여성 질환과 찬 기운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손끝이나, 발끝으로 갈수록 온도가 낮아진다. 보통 손보다는 발쪽이 그런 경향이 더욱 잘 나타나는데, 만약 손이나 발이 시리다고 느껴질 정도라면 ‘냉증’이라는 병으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과 발이 찬 사람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닌다면 그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부터 ‘여자들은 찬 곳에 앉지 말라’는 말이 있다. 허벅지와 종아리에는 신장, 간장, 비장, 위장, 담, 간, 방광의 경락이 지나가는데 특히 다리 안쪽에는 자궁과 깊은 관련이 있는 신장, 간장, 비장경락이 지나간다. 때문에 엉덩이를 비롯한 부위가 차가워질 경우 월경통, 불임, 월경전증후군, 자궁근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성의 신체적 특성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닐 경우 다리와 하복부의 체온이 떨어져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 밖에도 몸이 차지면 신진대사의 불균형으로 변비, 설사 등 위장관계 질환부터 생리불순, 방광염, 소변불리 등의 비뇨생식계 질환까지 유발시킬 수 있다.
◆여름날 몸매 자랑은 그만!
올 여름 여성 패션의 양대 축으로 해석되는 미니스커트와 달리 스키니 진과 같은 경우에는 몸에 꼭 끼는 형태로 통풍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통풍이 이뤄지지 못해 각종 피부질환을 유발시키는 것은 물론, 심할 경우 허벅지와 회음부 부위에 땀이 차 질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질염은 여성 질환 중에 매우 흔한 감염증이라고 할 수 있다. 질 내부의 환경이 습기가 많고 따뜻해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기 때문인데, 냉이 많아지고 냄새가 나거나 색이 변하고 끈적끈적해지는 경우 질염을 의심할 수 있으며 질염이 생기면 가렵거나 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는 약국에서 판매하는 질 세정제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뒷물도 질염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는 물에 식초를 적당량 섞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거품 목욕제 또한 질염에 좋지 않다. 그리고 샤워 후에는 음부를 잘 말리는 것이 좋으며 스키니 진이나 레깅스와 같은 꼭 끼는 옷보다 면으로 된 헐렁한 속옷을 입어야 한다. 또, 최근 여성들의 사용도가 높은 탐폰보다는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