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중 온순 기후가 지속되는 지역이라고 할지라도 사람들에게는 옷이 필요하다. 단순히 추위를 피하기 위해 또, 내리쬐는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아마 사람들은 옷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을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옷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옷에는 신체를 보호하는 단순 기능과 함께 ‘멋’이라는 기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옷은 세대가 흐르고 역사가 진보해도 꾸준히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얼마나 중요했으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 생존 조건으로 표현하는 말에 옷을 포함시켰을까. ‘의식주’라고 말이다.
최근에는 옷이 기능성으로보다 멋을 내기 위한 하나의 아이템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분위기다. 헐렁하게 옷을 입기도 하고, 또 몸이 꽉 죄게 입어 몸매가 훤히 드러나도록 입기도 한다. 개성의 표현이자, 자신감의 표현 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니 옷이 다 좋기만 한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올바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옷 또한 너무 ‘멋’만을 추구하다보면 우리 신체에 각종 질병 등 부정적 요인들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몸에 해가 될 수도 있는 각종 코디 방법. 지금부터 알아보기로 하자.
▲청바지
청년문화의 대명사 청바지. 질기고 활동성이 좋으며 아무 옷에나 무난히 어울린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청바지의 유래와 관련한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에게 썩 적합한 옷은 아니다. 원래 청바지가 카우보이들의 작업복이었기 때문이다. 먼지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거친 일을 해도 잘 헤지지 않으면서, 땀 증발과 함께 몸의 열이 빠져나가 온도 조절도 자연스럽게 되는 획기적인 발명품이었다.
그 말은 곧 청바지가 건조한 지역이 아니면 습도 조절에 문제가 있으며 습하고 더운 지역에서는 온도 조절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 청바지는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굳이 입고 싶을 때는 부드러운 천, 통풍이 잘 되는 천으로 된 것을 골라 너무 꽉 끼지 않게 입어야 한다.
▲꽉 낄수록 섹시하다고? 꽉 낄수록 생식에는 안 좋다.
신체의 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옷, 꽉 끼는 옷은 보기엔 섹시해 보일지 몰라도 생식에는 문제다. 남성은 아랫도리 온도가 높아져 정자 생산에 지장을 받고, 여성은 바람이 잘 통하지 않아 바이러스로 인한 질염 따위의 염증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허리를 너무 조이는 옷은 소화 장애, 빈혈, 변비 등을 일으키기 쉽다. 남자는 사타구니 부근을 더욱 헐렁하게 하여 통풍에 유의해야 한다. 팬티도 너무 꼭 끼는 것은 피한다. 그렇지 않으면 습진이나 요도염, 때로 음경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유정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내아이에게 사타구니가 꼭 끼는 옷을 입히거나 옷을 너무 위로 치켜 주면, 고환이 압박을 받아 온도 조절 기능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불임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허리띠 졸라매면 건강만 헤친다.
너무 조이는 허리띠는 다리에서 복부를 지나 심장으로 가는 큰 정맥을 누르게 된다. 정맥혈이 심장으로 향하지 못해 다리에 몰려 고이게 되고, 고인 혈액과 발끝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만나 소용돌이치면서 혈관이 부풀어 피부 위로 도드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바로, 하지정맥류다. 비만, 변비 등 복부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의 허리띠는 더욱 위험하다. 가끔 다리를 가슴보다 높이 들어 올려 정맥혈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고, 스트레칭과 종아리 근육 단련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도 좋다.
▲넥타이 잘못 매면, ‘죽음의 밧줄’된다.
건강에는 하나 좋을 것 없는 넥타이지만 어쩔 수 없이 매야 한다면 느슨하게 매라. 너무 죄면 뇌졸중의 위험에 노출되거나 녹내장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목의 경부정맥을 압박해 눈에 피가 정체하고, 그래서 안압이 상승해 녹내장이 생기는 것. 미국안과학회지는 넥타이를 졸라맨 정상인과 녹내장 환자 모두 안압이 60~70%까지 상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녹내장은 초기에 발견하면 괜찮지만 자칫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목이 굵은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하며 안압이 높고,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거나 40세 이상, 당뇨환자, 고도근시자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발의 중요성만큼 양말의 중요성도 크다.
발에 무좀과 같은 특별한 질환이 없고 자주 씻어서 청결한 상태를 유지 한다고 해도, 발이 처한 환경 자체가 세균이 살기에 좋은 상황이다. 발은 땀이 나는 데다 양말 속은 따뜻하며 좁은 신발 속에서 공기와의 접촉도 없다. 또 아무 때나 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발을 종일 감싸고 있는 것이 양말이니만큼, 선택에 있어서도 그러한 발의 사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통기성이 좋고 너무 꽉 죄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당뇨환자에게는 특히 양말,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말초혈관들에까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상처가 있을 때 꽉 죄는 양말과 신발을 신게 되면 괴사할 수 있다.
▲모자 좋아하다가는, 모자만 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꽉 끼는 모자는 모발 건강에 좋지 않다. 조이는 모자나 가발을 오래 쓰게 되면 탈모를 촉진한다는 미국 학회 보고도 있다.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해야 할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라든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안 쓰는 게 좋고, 써도 가능하면 통풍이 잘 되는 걸 써야 한다. 특히 귀를 덮는 모자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 위험한데, 모자 속에 아예 이어폰이 연결된 모자도 출시됐다니 더 걱정이다.
〈자료제공 : 일산병원 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