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인 2일, 정치권에선 생일축하난을 두고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야당이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축하난을 전하려했지만 현기환 청와대 정부수석이 이를 거부하고 야당이 유감을 표하자 대통령이 이를 뒤늦게 알고 수령을 지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박 대통령 앞으로 김종인 비대위원장 명의의 축하난을 전하려 했다. 더민주에 따르면 생일 선물로 준비한 난은 황금강으로 최상급 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지시로 난을 준비한 더민주는 이날 오전 9시께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난 전달 의사를 전했다. 그렇지만 더민주는 1시간 뒤인 오전 10시 경 '정중하게 사양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같은 청와대의 사양 전화에 비대위원장 비서실에선 '지난해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에도 박 대통령께서 생일 축하 난을 보내오신 적이 있어서 난을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재차 축하난 전달 의사를 표했지만, 답변은 같았다.
더민주 측은 또 다시 '야당 대표가 보내는 난'이라고 거듭 전달 의사를 밝혔지만 돌아온 답변은 거부였다.
이 과정에서 난을 갖고 청와대로 가던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박수현 의원은 배달을 멈추고 돌아와야만 했다.
그러자 더민주는 유감을 표명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서실은 '2013년 4월 문희상 비대위원장 시절에 박 대통령이 생일 축하난을 보낸 적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난을 보내드리는 것'이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변은 '정중하게 사양하겠다'였다"고 전했다.
이후 변화가 생겼다. 박 대통령은 생일을 맞아 이병기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 특보 등과 조촐하게 오찬을 한 이후에야 축하난을 둘러싼 상황 등을 보고받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현 수석을 크게 질책하고 축하난 수령을 지시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수석이 합의된 법안조차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축하난을 주고받는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무수석이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더민주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나중에 이를 보고받고 크게 정무수석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서야 더민주 김 비대위원장의 대통령 생일 축하난은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이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이병기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