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서 화학으로 중심 이동…수익 폭증에 기대감↑

◆롯데케미칼, 수익 롯데쇼핑 앞질러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유통분야 핵심축인 롯데쇼핑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거뒀다. 이에 따라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롯데케미칼이 맡게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최근 3년간 매출액(연결기준)은 ▲2013년 16조4389억원 ▲2014년 14조8590억원 ▲2015년 11조7133억원 등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줄어든 건 유가하락에 따른 제품가 하락이 원인이다.
그러나 원료가격 하향 안정화로 마진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13년 4874억원에서 2014년 3509억원으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난해 1조611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359%나 늘었다.
순이익 역시 급증했다. ▲2013년 2858억원 ▲2014년 1437억원 등에 머물렀던 순이익은 지난해 9907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590% 폭증했다. 여기에 삼성 계열 화학부문이 추가될 경우 수익성은 더 크게 불어날 전망이다.
◆롯데쇼핑 주춤…매출 비중 변화 움직임
반면 롯데쇼핑의 경우 수익 면에서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롯데쇼핑의 최근 3년간 매출(연결)은 ▲2013년 28조21170억원 ▲2014년 28조996억원 ▲2015년 29조1277억원 등이다.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2013년 1조4853억원 ▲2014년 1조1884억원 ▲2015년 8578억원 등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27.8% 급감했다. 지난 2008년 처음 영업이익 1조원대에 진입한 후 8년 만에 1조원대가 무너진 것이다. 이는 국내외 경기둔화로 인한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두 곳 모두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여파로 국내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규 출점과 신선식품 투자 등 비용 요인은 늘어났다. 특히 중국 경기 악화로 예상치 못한 타격을 입었다.

순이익에서는 3461억원의 손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 했다. 국내외 소비경기 둔화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및 영업권 손상차손이 반영된 탓이다.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2014년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은 81조원이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 등 유통분야의 비중이 43%를 차지했고 화학분야는 29%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화학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두 사업의 비중 차이 역시 급속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유통,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만 특히 롯데쇼핑을 포함한 유통 부문이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핵심 축으로 통했다”면서 “최근 그룹이 화학 부문을 주력사업으로 키우는 모습인데다 롯데케미칼의 수익성까지 높아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그룹 내 입지 공고해질 것”
증권가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증권사들은 롯데케미칼이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할 종목으로 꼽았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이 가세하면서 기초화학제품 뿐 아니라 정밀·특수화학제품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는 원료 사업의 강점 등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고충격·고강성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 부문도 양사의 협력으로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인수합병으로 범용 제품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해지는 등 롯데케미칼의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란 게 한 증권사 연구원의 설명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당사는 롯데그룹 내에서 화학사업을 꾸준히 하면서 제 역할을 해왔다”면서 “매출 목표는 따로 설정되지 않았지만 작년과 동일하게 올해도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신규사업 역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포커스 / 신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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