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예전의 향수
밤 문화에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간혹 한 자리에서 동명 간판으로 화려한 명성을 유지하는 업소가 있어 진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더욱이 주인도 바뀌지 않았다고. 비결이 뭘까. 바로 화려하기로 소문난 서울 압구정동에 소재 ○○이발소가 그곳. 다른 지역도 아닌 특별함이 가득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되는 압구정동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하니 뒷 배경에 관심이 치솟는다.
실 밤 문화에서 이발소의 경쟁력은 과거에 비해 추락의 날개를 달았다. 외견상 이미지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혹자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예전 어른들의 향수라고 과감히 치부할 정도다. 한때 폭발적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제는 자취를 감춘 옛 얘기가 되고 있다. 실제 강남에서 퇴폐이발소의 상징인 삼색회전등이 쌍으로 돌아가는 곳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경쟁력이 높아 살아남은 곳은 분명 있었다. ○○이발소가 이에 해당된다. 눈에 띄기 쉽게 간판도 큼직하게 걸어놨다. ○○이발소. 지하 1∼2층, 두층을 쓴다. 한 밤 문화 정보 사이트 관계자는 끈질긴 생명력에 놀라워했다. 이발소의 가격은 현금, 카드 불문하고 무조건 13만원이라고 한다. 수질은 강남을 대표하는 안마시술소(18만원)에 못지 않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지갑사정을 덜어주는 5만원 차이가 손님들로 붐비게 하는 으뜸 요인이라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 있게 들렸다. 아울러 퇴폐이발소의 대명사로 불리는 어둠침침하고 지저분한 것과 확실히 다르다고. ○○이발소 내부는 상당히 력셔리하고 깨끗하다는 것이다. 이는 다녀온 이들의 공감대였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음침한 퇴폐이발소의 고정관념은 완전히 파괴한다고 했다. 이중 한 명은 “말이 이발소이지 안마시술소를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자랑을 한다.
한 화류계 관계자는 “(○○이발소는) 안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나 할 것은 다 한다”면서 샤워, 안마, 2차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진다고 했다. 대략 1시간의 소요시간이 걸린다. 그리곤 “13만원과 18만원은 정말 큰 차이다. 형편이 좋지 않은 봉급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남자들이 특히 중요시 여기는 여종업원들의 수질(외모)까지 뛰어나니 단골고객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밤 문화 정보사이트 운영자는 “이미 오랜 역사가 ○○이발소의 성공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며 화류계에 관심 많은 이들 사이에선 ○○이발소의 입소문은 자자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때문에 바쁜 요일엔 서너 시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라고 한다. 2002년부터 압구정동 일대에 위치한 회사를 다닌다는 S씨도 ○○이발소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눈치였다. “직접 가 본 적은 없다”면서도 “(주변에서) 모르는 사람들은 없다”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다른 샐러리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압구정동을 대표하는 마이너리그 명물이라고 했다. 이유인즉슨 외견상 압구정동 이미지와 어울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압구정동은 패션, 클리닉, 퓨전음식, 명품관 등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지역. 청담동, 삼성동 등과 함께 강남 부유층을 상징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름난, 소문난 부촌이라고 성(性) 관련 업소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왠지 압구정동과 성인이발소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정작 화류계 종사자들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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