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내면 적나라하게 그려낸 영화 '유레루'
태어나면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 하려는데서부터 시작하여 묘한 경쟁심을 느끼게 되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라이벌은 형제일 것이다.
여기 상반된 성격을 가진 형제의 예측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을 그린 영화가 있다. 영화 '유레루'는 가지고 싶은 것은 뭐든지 갖고야 마는 소유욕 강하고 자유분방한 사진작가 동생과 늘 양보만 하며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사는 착한 형에 관한 이야기다.
‘흔들리는 다리 위의 사건’으로 얽혀버린 두 형제의 내면의 갈등과 상처가 섬세하면서도 때론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영화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랑하지만 소통하지 못하는 형제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형제(자매)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는 외모에 자신 없는 언니와 섹시한 외모의 소유자 동생의 연애담을 통해 성격이 다른 두 자매의 갈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당신이 그녀라면'(2005 커티스 핸슨), 태어나 한번도 형이라고 부르지 않았던 동생과 그런 동생을 한 없이 챙겨주는 형이 서로 충돌하며 복잡한 감정들로 형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우리형'(2004 안권태), 더 거슬러 올라가서는 모든 형제 드라마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어윈쇼의 장편소설을 TV시리즈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끈 '야망의 계절'을 들 수 있다. 이들 모두 상반된 성격의 형제(자매)의 끊임없는 갈등과 복잡미묘한 심리를 다룬 작품들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형제’라는 관계는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이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게 되는 라이벌인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경쟁과 갈등 속에서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속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그들만의 끈끈한 형제애를 발견할 수 있는 극적 요소가 관객들의 호응을 받는 이유일 것이다.
'유레루'는 천재감독의 꿈을 바탕으로 한 세심한 연출로 극적 긴장과 감동을 이끌어내며 ‘형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줄 영화로 오랫동안 가슴에 기억될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