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부담 크게 줄어 vs 수주 감소로 매출 감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2일 ‘2016 주요산업 전망 및 이슈’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는 미국발 공급과잉 이슈로 2014년 하반기부터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원유재고 증가, 달러화 강세,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 실패 등으로 현재까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입은행은 “저유가가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은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유·석유화학산업은 저유가 수혜를 누리는 반면 조선·해외플랜트 산업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산업은 지난해 저유가 안정화와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큰 폭의 흑자로 전환했는데, 이같은 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휘발유·나프타 등의 정제마진 강세로 국내 정유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바이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가장 낮아진 가운데 이란의 원유 공급 개시 등으로 아시아 원유도입 단가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 정유기업들의 추가적인 원가 절감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 역시 지난해 저유가로 수출액은 급감했지만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안정화되며 수익성은 대폭 개선됐다.
석유화학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저유가와 함께 하향 안정화된 반면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수급 안정 등으로 가격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체들도 지난해 높은 수준의 이익을 냈다.
수출입은행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지속되겠지만 미국과 유로존 등 선진국 경기 회복 조짐이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나프타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원가경쟁력 개선으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 업체 중심의 실적 호조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조선·해양플랜트, 올해 전망 어두워
반면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전망은 올해도 어두운 상황이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시장이 붕괴되고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 투자가 위축되는 등 선박 수주가 급감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4년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발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24.1% 감소한 3377만 CGT(표준화물 환산톤수)에 그쳤고, 발주액은 전년대비 38.9% 감소한 690억 달러로 조사됐다.
에코십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지속적인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과 저유가에 따른 수요증가로 해운시황이 개선된 탱커(유조선)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종 발주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저유가로 직격탄을 맞은 해양플랜트 시장은 사실상 붕괴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드릴십이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신규 수요는 전무했다.
저유가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해양플랜트 부진 지속과 친환경·고효율 선박인 에코십 투자 위축 등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시황도 지난 2009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수출입은행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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