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중국 견제하려는 정치적 계산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1일 미국의 전시 작전통제권 반환은 미군의 신속기동권화라는 해외주둔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전략적 유연성이나 주한미군의 감축과 후방배치,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 등은 신속기동군화를 염두에 둔 해외주둔미군재배치(GPR) 계획이라는 미국의 구상에 따른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전시 작전권의 보유는 해외주둔미군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이곳저곳으로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구상을 실현하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50∼60년대식으로 해외주둔 병력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고 영국과 독일에서도 병력을 줄여 후방으로 배치하고 있다"며 "미국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신속기동군화 하면서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계산 아래 GPR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전시작통권을 '시어머니의 곶간열쇠'에 비유하면서 "시어머니가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려면 곶간 열쇠를 며느리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전세계 분쟁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미국의 입장에서 한반도 전시작통권은 족쇄인 만큼 동맹국으로 가풍을 익힌 며느리격인 한국 정부에 넘겨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미국이 2009년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는데 대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2008년까지는 올림픽 때문에 미.중 관계가 좋을 것인 만큼 그 이후 경제.군사적으로 성장한 중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패권국이 됐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시작통권 단독행사를 비판하는 전직 국방장관에 대해 "도대체 우리나라가 자주국방을 하겠다면서 퍼부은 국방비가 얼마인데 아직까지 북한의 위협을 언급하면서 작통권 단독행사를 시기상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까지 우리 군이 북한보다 열세라면 그 분들은 장관을 하면서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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