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현역 물갈이’ 화두, 역풍 불까
與野 ‘현역 물갈이’ 화두, 역풍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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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무성vs이한구’ 갈등 - 더민주 ‘컷오프’ 공포 속 ‘어부지리’ 노린 국민의당
▲ 새누리당은 최근‘현역 물갈이’를 주장했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날을 세우면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강도 높은 컷오프 방침을 내놔 당내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사진 / 원명국 기자
여야가 최근 ‘현역 물갈이’를 비롯한 공천 관련 방침을 두고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현역 물갈이’를 주장했던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 대해 김무성 대표가 날을 세우면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강도 높은 컷오프 방침을 내놔 당내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당은 천정배 공동대표가 자신이 천명했던 ‘현역 물갈이’에 대해 한 걸음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는데, 사실 더민주가 컷오프로 인해 연쇄탈당 사태에 또 다시 휘말릴 경우 반사효과를 얻고자 하는 성격이 짙어 국민의당에서 현역 물갈이가 실제 이뤄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 與 김무성, ‘현역물갈이’로 ‘신인’ 내세운 이한구에 맹공

 
공천 면접 2일차인 지난 21일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수도권 지역 총선 후보들 일부를 면접 심사한 뒤 “오늘 면접에서 숨은 보물급에 해당하는 사람을 몇 명을 찾았다는 기분이 든다”며 ‘정치신인’에 무게를 뒀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우리 시스템이 옛날에는 자세히 봐서 ‘저 사람이다’ 싶으면 찍으면 되는데 이번에는 범주를 정해 제시하는 것 밖에 안 된다”며 “그런 (정치신인)분들이 잘 되도록 머리를 써 볼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방법이 얼마나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우선추천제를 활용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우선추천제는 김 대표와 격한 충돌을 벌였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어서인지 수도권 지역이 시급하다는 언급만 한 적이 있을 뿐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돼야 우선추천지역을 발표하겠다며 당장은 미뤄둔 상황이다.
 
또 그는 “숫자가 적어도 부적격자면 빼야 한다”며 “인원이 많으면 경선을 못 시키는데 택도 아니다 싶으면 빼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해 ‘현역 공천배제’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처럼 이 위원장이 ‘현역 물갈이’와 ‘신인 등용’에 방점을 둔 것에 대해 김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이 위원장) 지 눈에 보물이지 지역구에 가면 알아주냐”며 이 위원장의 ‘보물’ 발언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놨다.
 
또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김 대표가 의원들에게 “대보름에 달집 태우고 하면서 천지신명께 공천 받게 해달라고 빌었느냐”며 “국민에게 공천권을 받아야 하는데 한 사람에게 비는 상황이 오면 안 된다”고 에둘러 이 위원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위원장은 당장 김 대표에 맞대응하지 않았으나 앞서 면접을 보지 않으면 공천을 보류할 수도 있다는 발언까지 하며 김 대표를 면접장에 세우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오는 25일로 예상되는 김 대표에 대한 면접에서 이 위원장이 얼마나 ‘김 대표 길들이기’에 나설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누가 공천 떨어지나…긴장 속 ‘일촉즉발’ 더민주
 
▲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공천 배제 대상인 ‘하위 20%’ 현역 의원들의 명단이 23일 확정되면서 과연 낙천자는 누가 될지 현역 의원들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공천 배제 대상인 ‘하위 20%’ 현역 의원들의 명단이 23일 확정되면서 과연 낙천자는 누가 될지 현역 의원들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후 5시를 기해 컷오프 봉인이 해제됐다”며 “24일 중 전체 의원에게 친전 형태로 통보가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추후 전화 확인도 이뤄질 전망인데, 원래 일정대로면 오는 25일 컷오프 명단을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이 전화 확인 절차가 지체되면 명단 공개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본래 24일부터 진행하려던 공천신청자 면접은 25일부터 시행키로 결정돼 원외복수지역-원외단수지역-현역 순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현역의원들에 대해선 ‘하위 20% 컷오프’와 별개로 3선이상의 50%, 재선 이하의 30%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정밀심사가 이뤄진 후에 면접이 시행돼 벌써부터 상당한 규모의 ‘현역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아직 면접방식에 대한 확실한 방침은 나오지 못한 상황인데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공개를 하자는 의견과 실무적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있어 24일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김성곤·신학용·최재성·노영민 의원에 대해선 하위권에 들 경우 발표하지 않기로 했으나, 노 의원은 여론조사가 진행된 뒤 불출마를 선언했던 만큼 이 예외에서 제외키로 방침을 바꿨다.
 
한편 이날 홍창선 공관위원장과 조은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의해 이뤄진 컷오프 봉인 해제는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는데 이들 모두 입을 굳게 다물면서 25일 명단 공개만을 남겨 둔 더민주 의원들은 전전긍긍하며 속만 태우는 모양새다.
 
25일 발표되는 컷오프 명단에는 지역구 21명과 비례 4명 등 25명 중 앞서 언급한 문 전 대표 등 불출마 의원 5명을 제외한 현역 20명이 공천배제 대상자로 꼽히게 되는데 이후에도 컷오프와 별도로 중진 의원들을 정밀 심사하는 절차까지 있는 만큼 누구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실질 컷오프 규모에 대해서는 10~17명 수준으로 관측되는데 더민주를 이미 탈당한 의원들도 이번 명단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 소속인 안철수·김동철·문병호 의원 등에 대해선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탈당한 유성엽·황주홍 의원의 경우엔 평가자료 자체를 제출하지 않아 이들이 하위권을 형성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더민주 ‘컷오프’에 국민의당 ‘콩고물’ 얻나
 
이런 와중에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강력한 ‘현역 물갈이’ 기조를 자신들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만일 25일 컷오프 결과에 반발한 더민주 의원 일부가 탈당할 경우 이 중 3명만 더 영입해도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선거보조금 지급 기한 전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되기에 이런 반사효과를 노리고 있다.
 
‘신인 등용’을 누구보다 부르짖으며 호남권 현역 물갈이를 천명했던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무조건적인 물갈이 위한 물갈이는 하지 않는다”며 “우리 당은 현역 의원이 적지 않느냐”고 발언해 현역에 대해 칼날을 내밀고 있는 더민주와 달리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란 현실적 문제해결을 위해 전향적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문제가 있어서 탈락한 사람인지 패권과 싸우다 희생된 사람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며 더민주의 컷오프 대상자를 수용할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쳐 이러한 속내를 확실히 드러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컷오프 대상자들의 입당 가능성을 두고 “꼭 더민주 뿐 아니라 새누리당에도 많을 것”이라며 현재 거대 양당의 공천 갈등상황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주 원내대표는 공천 탈락 현역 의원들의 영입을 위해 “그물을 쳐놨다”며 “싱싱한 물고기만 골라서 땡겨야지”라고 밝혀 맹목적 영입보다 사전 접촉을 통해 우회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글로벌리더스포럼’ 강연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더민주 컷오프 의원들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긋고 있어 현역 의원 영입 문제에 있어서도 당 지도부 간 통일된 논의조차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안 대표는 지난 15일 “원내교섭단체를 만든다고 국민 지지가 저절로 올라가는 건 아니다”라면서 무리하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천 공동대표나 주 원내대표처럼 교섭단체 구성에 뜻을 둔 당 지도부와 이견 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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