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신라 등 격돌 예고…지난해 ‘5년 시한부’ 논란 일기도

관세청은 오는 4월24일까지 김포·김해국제공항과 인천항 면세점의 신규 특허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김포국제공항 출국장면세점은 오는 5월12일 롯데와 신라면세점에 대한 특허가 만료된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권 수성 실패의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신라 역시 김포 면세점이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돼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사업자들의 이같은 의지와 함께, 신규 사업자들 역시 이번 면세점 사업 신청에 뛰어들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롯데, 신세계, 신라 등 기존 면세점 사업자를 비롯해 면세점 특허권을 상실한 SK 네트웍스, 새롭게 면세사업에 뛰어든 두산, 한화 등이 격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이번 입찰은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 과열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포공항 면세점이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치열한 쟁탈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면세점 매출을 높이고 있어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 면세점 유치 치열해질 듯
지난해 11월14일 서울 롯데 소공점과 부산 신세계면세점은 특허권 재승인에 성공했고, 서울 워커힐 면세점은 신세계DF가, 롯데 월드타워점은 두산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오는 5월에는 김포공항 면세점, 2017년 12월에는 롯데 코엑스점의 특허가 만료된다. 현재 김포공항에서는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영업 중이다. 코엑스점은 지난 2010년 롯데가 애경그룹(AK)로부터 이 면세점을 인수해 2012년 말 한 차례 특허를 다시 따냈다.
과거에는 10년마다 사업자를 선정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사업기간 연장이 가능했지만, 2013년 관세법이 개정되면서 5년마다 심사를 벌여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의무 입찰제로 변경됐다.
‘5년 시한부’ 면세점의 특성상, 대기업들의 면세점 유치전은 앞으로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롯데, 신라 등이 특허를 놓고 또 한바탕 전쟁이 예고돼 있다.
공항면세점은 매장 위치가 정해져 있는 만큼, 입찰금액이 높은 기업이 특허를 가져간다는 점 때문에 과열 현상이 우려된다. 시내면세점의 경우 신청 기업이 후보지를 제안, 사업계획의 타당성에 대한 평가를 거친 후 선정된다.
코엑스점은 현재 강남권에 남아있는 유일한 시내면세점으로 이 곳의 특허를 둘러싸고 ‘강남발 면세점 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한편 지난해 면세점 대전을 치른 후 5년에 한번 면세점 운영업체를 선정하는 데 대한 업계 안팎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우선 면세점 사업의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10월 롯데월드몰로 자리를 옮기며 매장 면적 확장과 인프라 구축 등에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면세점 특성상 시설비 등의 대규모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데, 사업기간 5년 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신규 투자를 감행하는 건 큰 모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세법 개정 당시 업계에서는 제도가 5년 입찰제로 변경되더라도, 기존 사업자들의 특허권을 쉽게 빼앗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번 결과로 기존 사업자가 처음 사업권을 박탈당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더구나 정부가 검토 중인 ‘특허수수료 인상’ 등이 실시될 경우 면세 사업자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우려도 제기됐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당시 “한국 면세점의 최대 강점인 ‘사업 안정성’의 훼손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매출이 좋아도, 투자가 많아도 면세점 특허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신규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5년 후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향후 대규모 투자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기존 대형 사업자는 시내점의 현금 창출력을 통한 해외 확장이 부담스러워 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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