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초등학교, 재학생인 언니 권유로 입학한 세 자매



3일 양원초등학교의 입학식이 열린 가운데 동생들의 입학식에 참석한 양원초등학교 재학생 진분순 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분순 씨는 전라북도 완주에서 1남 7녀를 둔 가난한 농부의 집에서 태어나 집안 형편에 보탬이 되기 위해 9살 때부터 남의 집에 가서 가정부 일을 했다.
이번에 양원초에 입학하는 진분임, 진쌍임, 잔쌍례 자매도 14세부터 가정부 일을 하며 각자 헤어져 살다가 결혼한 뒤 서울로 올라와 장사, 막일로 생활해왔다. 그리고 맏언니 진분순 씨는 동생 세 자매들에게 서울에 정착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정착 후의 삶에서도 자매들에게는 가슴 한켠에 응어리처럼 남는 설움이 있었으니, 바로 못 배운 설움이었다.
배우지 못해 자식 키울 때는 물론, 손녀가 글을 물어보면 눈이 안 보인다고 둘러댔다. 편지가 오면 다른 사람에게 갖다 놓았고 은행, 동사무소에 가면 주변 사람에게 부탁하고 자신 없이 눈치만 봤다.
그간 이러한 설움이 마음속에 쌓여 있었던 차에, 주말에 화투로 소일을 하던 세 자매를 보던 큰언니는 동생들에게 다가가 “이제는 화투치지 말고 같이 공부하자”라고 말했다.
결국 오늘 세 자매는 양원초등학교에 입학했고, 이들의 학업에 대한 열망은 예사롭지 않았다. 자매 중 한분은 “중학교는 물론이고 여건이 된다면 고등학교·대학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학업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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