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전원 유임 ‘말 바꾸기 논란’
KB금융, 사외이사 전원 유임 ‘말 바꾸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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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도 1년에서 다시 2년으로 복귀
▲ KB금융이 기존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고 임기를 다시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KB사태의 여파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던 KB금융이 기존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고 임기를 다시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사외이사 전원을 유임시키고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을 의결했다. 이 안은 이달 25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당초 KB금융은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KB사태의 영향으로 지난해 초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는 한편 매년 평가를 통해 하위 2명의 사외이사를 연임에서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사외이사 중 평가가 낮은 20%를 매년 교체해야 한다고 돼 있는 것에 따른 것이다.
 
특히 KB금융은 사외이사의 전원 유임을 위해 임기를 실질적으로 2년으로 복귀시키고 2년째에 평가를 거쳐 2명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규정까지 고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B금융의 말 바꾸기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KB금융은 2014년 추진하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가 금융위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로 제동이 걸림에 따라 사외이사 전원 사퇴 방침 후 인수 허가를 받았다. 이후 실제로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기존 7인의 사외이사 전원이 물러나고 현재의 7인이 신규 선임됐다. 당시 KB금융은 혁신안을 통해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모범규준에 따라 임기 만료시 2명을 교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KB금융은 신규로 선임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 전에 사외이사진이 임기를 마치지 않은 채 한번에 물갈이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원 유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에 유임된 사외이사들은 내년 3월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시민단체 등은 이에 대해 ‘말 바꾸기’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짓기 위해 혁신안으로 명분을 세운 뒤 실제 교체 시점이 다가오자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다. 제왕적 사외이사진 탓에 그룹 전체가 흔들렸던 과거 KB사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질책도 나오고 있다.
 
반면 1년의 임기 규정 자체가 온당치 않았고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는 점도 이번의 유임 결정에 대한 평가에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매년 하위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돼 있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규준상의 사외이사 임기도 2년으로 돼 있다.
 
KB금융 측은 “사외이사진이 동시에 임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매년 교체라는 모범규준을 지키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이미 금융당국과 동의가 된 상태라는 얘기도 들린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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