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률 높여 재정건전성 확보 급선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원주시대 개막을 알리고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미래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조직혁신과 보장성 강화 등으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건보공단 성상철 이사장도 국민들이 바라는 수준의 보장성 강화를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이 해결할 숙제가 남아있어 보장성 강화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인구가 고령화로 접어들면서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가 전체의 37.8%(21조 9,210억원)에 달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14조1350억원에서 지난해 21조9210억원으로 5년 새 55.1%로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평균 진료비도 29만7368원으로 전체 국민 1인당 월평균 진료비의 3.1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건강보험 재정은 단기적 흑자를 보이고 있다. 2001년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4조원을 넘어 재정고갈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불길한 전망도 있었지만 5년째 당기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구조는 당해연도 수입으로 당해연도 지출을 충당하는 단기재정 구조이다. 월별로 보험료를 거둬 그 만큼을 보험급여비로 지출하는 운영 방식이기 때문이다.
보장률을 높이는 것도 건보공단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건강보험제도 현황과 정책과제’ 보고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부담하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환자가 의료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의료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비급여 항목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의료기관이 비급여 항목을 보건당국에 제출하지 않으면 그만큼 보장률은 줄어들어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는 게 보건의료업계의 진단이다. 그나마 국고지원이 보장률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응방안이지만 해마다 국고지원이 20%아래를 밑돌고 있는 것이 문제다.
또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를 국고지원하기로 되어 있는 국민건강보험법이 2017년 까지 연장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국고지원 기간이 늘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현실적인 대응책이 나오지 않는 한 고령화로 인한 적자재정으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담배회사와 지루한 법정 싸움 출구전략은

공단은 담배의 위해성을 강조하면서 그간 주장해왔던 손해배상청구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있다. 공단측에 따르면 담배회사도 담배의 위험성은 인정하고 있어 담배회사에게 그 책임이 있다 승소를 자신하고 있지만 담배회사측도 담배소송은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따라 공단업무범위 내에 해당하지 않아 권리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건보공단측은 특정 암으로 치료를 받은 분을 대상으로 명백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있어 추후 변론에도 객관적인 자료를 더 확보해 승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범국민흡연폐해 대책단’ 발족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대책단은 의협과 병협 등 보건의료계를 대표하는 6개 의약단체 및 8개 전문단체(학회 등)와 보건의료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외에서도 담배회사와의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나올 때 까지 17년 정도가 걸린 점을 볼 때 ‘범국민 흡연폐해대책단’은 소송전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내부조직 기강 확립 통한 건전성 확보
“반부패 청렴활동으로 명실공히 청렴기관으로 거듭나겠다,” 건보공단 이성록 상임감사가 진난달 16일 출입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밝힌 말이다. 이 상임감사는 ▲위험요인 사전차단을 위한 ‘일상감사’ 프로세스 강화 ▲근원적이고 종합적인 개선책을 제시하는 ‘시스템 감사’에 중점을 두고 뉴비전과 미래전략 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숨어 있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겠다는 의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재정절감 효과를 이루고자 감사기능을 강화한 게 주요했다. 계획 단계에서 모니터링으로 시행착오를 사전 차단하는 예방체계 구축과 내부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행정적, 재정적 낭비요인을 줄였다.
‘2015년 연감 감사보고’에 따르면 7개 본부, 3개의 지역본부, 77개 지사를 중심으로 이뤄진 종합감사와 재무감사 21건, 특정감사 118건, 복무감사 76건, 성과감사 4건으로 총 39억원 정도이 재정절감 효과를 거뒀다. 전년도 대비 12억908만원이 증가했고, 직원들의 내부복무 기강도 확립했다. 징계요구 건이 줄어든 게 그 이유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조폐공사와 MOU를 체결해 상호 교류 및 전문영역에 대한 감사지원을 했고, 다른 경영계획과 연계해 현안문제를 선정하고 감사한 게 큰 효과를 거뒀다는 게 공단측의 설명이다.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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