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비박계 현역 의원들이 대거 낙천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무소속연대’가 꾸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름하야 ‘반박연대’ 이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18대 총선 때 친이계에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한 친박계가 탈당한 뒤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연대’를 결성해 원내 진출에 성공한바 있다.
이번에는 그 반대의 현상이 벌써부터 정치권에서 모락모락 나오고 있다.
16일 현재 새누리당의 주요 비박계 현역의원 중 공천탈락 된 사람은 이재오(서울 은평을),주호영(대구 수성을), 진영(서울 용산),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의원 외에도 재선의 조해진(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의원 등이 있다.
여기에 초선이지만 소위 '유승민계'로 분류돼 주목받았던 김희국(대구 중구남구), 류성걸(대구 동구갑), 이종훈(경기 성남시분당구갑) 의원 등도 있고, 전직 의원 출신의 비중 있는 원외인사들도 다수 있다.
‘반박연대’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들 상당수가 이번 공천심사에 대해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고,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는 인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해진 의원은 “국정을 바로 세우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야 한다”며 무소속 출마 및 비박연대 가능성을 아예 먼저 치고 나갔다.
안상수 의원도 “공천결과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며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조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밝힌 상태다.
이미 대구의 주호영 의원도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재오 의원과 진영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발 맞춰 강승규 전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밝힌 상태다.
이번 공천에서 낙천한 사람들의 무소속 출마선언에 대해 정치권에선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구심점이 될 인물이 출현하면 무소속연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로서는 이재오 의원이나 유승민 의원정도로 애기가 나오지만, 아무래도 전국적 중량감이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면 친유승민계로 분류된 의원을 규합할 가능성이 크고, 공천을 받더라도 경선기회조차 갖지 못한 동료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에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만일 대거 탈락한 친유승민계를 비롯해 이재오 진영 주호영 의원 등 지역 기반이 탄탄한 중진 의원들이 무소속으로 동시에 출마하면 반박연대는 자연스럽게 결정되고, 전체 선거 판도에서도 변수가 될수 있다.
왜냐하면 선거구도가 ‘일여다야’ 구도에서 ‘다여다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사 이들의 무소속 연대의 반박연대로 묶는다 하더라도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쉽지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18대 총선에선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이 친박연대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이 친박 무소속연대로 출마해 친박연대는 14명, 친박 무소속연대는 12명이 당선된 바 있다.
그런데 18대 총선의 친박연대와 달리 20대 총선의 반박연대는 확실한 구심점이 없어 현실화하더라도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비박계 내에서도 친이, 친유승민 등으로 나뉘어진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만큼 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못 된다.
더군다나 당시 친박연대가 가능했던 것은 차기대선 주자인 박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정치적 구심점이 있었던 반면 현재 비박계는 구심점이 없이 각자 처한 상황이 달라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낙천한 후보들이 처한 지역적이고 개인적인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연대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는 얘기가 많고, ‘반박연대’가 진짜 선거에 도움 될지도 미지수이다.
여기에다가 일부 낙천자에 대해 재심을 받아들이거나 여권이나 정권 차원에서 달래기에 나서면 이들의 연대 고리는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사포커스 / 윤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