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 인사 ‘무소속 연대’로 ‘多與 多野’ 형성되나
與 탈당 인사 ‘무소속 연대’로 ‘多與 多野’ 형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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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친박·친김 vs 친유·친이로 ‘多與’ 구도 구체화
▲ 지난 16일 공천 탈락 결과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친이계 3선의 임태희 전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를 미루고 있는 새누리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 / 원명국 기자
거의 모든 지역에 대한 여야 공천 결과가 속속 확정되면서 벌써부터 주요 지역에 대한 대진표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번에 대거 공천 학살된 친유승민계와 친이계 일부가 탈당행렬을 이어가면서 친박계·친김무성계 후보들과 맞서는 일종의 ‘다여(多與)’구도가 형성되고 있으며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당으로 옮겨가면서 더민주와 일전을 치르려는 모양새로 굳어지고 있다.
 
이런 구도 속에서도 유독 주목되는 부분은 사실상 새누리당 친박계와 사생결단을 내려는 비박계 탈당 의원들의 무소속 연대 가능성인데 특히 유승민계 탈당 의원들이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어 실제 결성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친이계, 각자도생이냐 무소속 연대냐…표정 제각각
 
21일 기준 현재까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김태환, 진영, 조해진, 안상수, 권은희 의원 등 5명으로 이들 중 친박계인 김태환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비박계이고 그 중에 조해진, 권은희 의원은 유승민계로 꼽히고 있다.
 
또 현역은 아니지만 친이계 인사로 임태희, 강승규 전 의원이 일찌감치 탈당해 무소속 출마 준비에 들어가 있으며 현역 중에선 5선의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과 같은 친이계인 3선의 주호영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에 재심을 신청한 바 있으나 주 의원은 지난 20일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재심 신청을 기각한다는 통보를 받고 공천 탈락이 최종 확정된 상태이며 이 의원 역시 재심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은평을에 이미 유재길 전 은평미래연대 대표가 공천 확정돼 있어 번복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 의원은 이날(21일)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거취와 관련, “23일까지 결과를 지켜보고 (23일) 오후에 최종 결정하려고 한다”며 탈당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고, 이 의원도 재심이 거부될 경우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총선 후보자 등록일은 24일과 25일 양일 간 이뤄지는 만큼 23일 탈당 등을 거론한 점 등에 비쳐 적어도 후보 등록일 직전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고 우선 관망하겠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 의원의 경우 이날 오전 공직후보자 심사와 관련한 당규 8조 5항에 의거해 법원에 공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인데 만일 이 결과에 따라 끝내 탈당하게 되더라도 무소속 연대에 대해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해 다른 의원들과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이를 보여주듯 주 의원은 이날 유승민 의원에 대해 “대통령과 조금 각을 세우고, 이런 문제들 때문에 문제가 돼 있고 저는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당선 뒤 복당 여부에 대해서도 “당연히 그렇다”고 해 유 의원 측과 연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이 의원은 무소속 연대와 관련해 주 의원처럼 단번에 선을 긋지는 않은 상황인데 그의 지역구인 은평을은 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과 달리 새누리당세가 압도적인 지역이 아닌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까지 모두 뛰어든 지역인 만큼 무소속으로 이 의원이 나올 경우 4파전이 벌어져 서울 내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친이계 탈당 인사들이 포진한 경기 성남 분당을과 마포갑 지역도 주목되고 있는데 분당을은 3선의 임태희 전 의원이 지난 16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키로 한 지역이며 마포갑은 새누리당이 안대희 최고위원을 단수공천한 데에 반발한 강승규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지역이다.
 
이 중에서도 강 전 의원이 안 최고위원과 맞붙는 마포갑은 수도권 내 ‘다여’ 지역 중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지역 중 한 곳으로 이 지역을 수성 중인 더민주의 노웅래 의원은 물론 국민의당 홍성문 후보까지 가세한 상황에서 여권 후보였던 안 최고위원과 강 전 의원이 맞붙는 구도이기에 이 의원의 은평을처럼 예측하기 힘든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강 전 의원은 지난 16일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무소속 연대 가능성까지 적극 내비쳤는데 “아직 이재오, 임태희 의원과 통화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연대에) 뜻을 같이 하는 후보들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연대는 형성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 친유승민계, ‘무소속 연대’ 드라이브 거나
 
▲ 지난 18일 새누리당을 탈당한다고 선언한 조해진 의원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이 힘이 되는 길이 있다면 그런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며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열어놨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이들보다 좀 더 무소속 연대에 적극적인 쪽은 유승민계 의원들인데 유승민계 첫 탈당자로 기록된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창녕·함안)은 지난 18일 탈당 회견 당시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이 힘이 되는 길이 있다면 그런 논의는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고 한 적이 있고, 이보다 하루 전인 지난 17일엔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선 비박연대와 관련, “선거판을 한 번 흔들 수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마찬가지로 유승민계 의원이지만 당의 공천 탈락 결과를 수용한다고 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20일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 역시 무소속 연대에 대해 “언제나 그런 길을 열어놓고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권 의원의 지역구엔 21일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이 이명규 전 의원을 새누리당 경선에서 제치고 공천 확정됨에 따라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는데, 권 의원이 여성 초선이란 점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대구는 ‘새누리당’ 소속 여부도 상당한 프리미엄으로 작용하는 지역인 만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유 의원의 탈당 여부에 따라 이 지역의 유승민발 무소속 연대 파급효과가 얼마나 작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권 의원의 경우엔 이미 당 결정을 수용한다고 했다가 번복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던 만큼 앞서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던 홍지만 의원 등 유승민계 비박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서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미 유승민계 류성걸, 김희국 의원 등은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히는데다 비박계 강길부 의원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어 이들의 집단 탈당 및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면 후보 등록일을 목전에 두고 고심을 거듭하던 다른 의원들도 단체로 무소속 행렬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이들 무소속 의원들과 당초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층이 중첩되는 만큼 여당의 총선 전략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승리를 장담키 어려운 수도권 지역의 판세에서도 야권에 어부지리를 주게 돼 결과적으로 총선 패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일각에선 벌써부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무소속 열풍’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풍향계가 유승민계과 소위 진박 후보들 간 혈전이 벌어질 것으로 주목되는 TK지역(대구·경북)인데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무소속 후보 추천장 검인 교부를 받아간 후보가 대구에선 12명, 경북은 16명 등 도합 28명에 이르고 있다고 대구시와 경북도 선관위가 이날 밝힌 바 있다.
 
물론 이 중엔 더민주에서 탈당한 홍의락 전 의원 등 야당 인사들도 일부 포함돼 있지만 여권 세가 강한 TK지역인 만큼 무소속 출마 신청자 역시 대다수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여전히 유 의원의 공천 여부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총선 후보 등록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유 의원에 대해 최종적으로 컷오프나 무공천 중 하나로 결론 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 의원이 결국 어떤 형태로든 새누리당에서 밀려나오게 된다면 비록 선거일까지 보름 남짓 남았더라도 그동안 무소속 연대가 결성돼 이번 총선에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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