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 당의 공천 후유증이 결국은 국회 내 폭력사태로 번졌다.
국민의당 소속 일부 후보와 지지자들은 당내 경선과정 및 경선패배에 불만을 품고, 21일 당 최고위가 열리고 있는 의원회관 회의장에 들어와 난동을 벌였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 주재로 최고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최고위 시작 전부터 회의장 앞에는 특정 후보 지지자 등 7~80여명이 몰려들어 피켓과 유인물을 나눠주며 각자 자신의 지역구에서 진행된 공천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했다.
회의장 문을 두드리며 회의를 방해하던 이들은 급기야 최고위가 진행 중인 회의장에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회의장에 들이닥친 광주 동남갑의 서정성 후보 측이 "왜 개표를 안해. 개표하라"고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경쟁후보였던 장병완 의원측 인사와 당직자들이 막아서며 이들이 서로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어 전남 영암.무안.신안 선거구의 김재원 예비후보측과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에서 경선 탈락한 김승남 의원 지지자,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탈락한 김원종 후보 측 지지자들이 합세해 그야말로 회의장 안과 밖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들은 구호와 고함을 지르면서 최고위 회의장 난입을 시도하였고, 이를 막는 당직자와 비서진들 간에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이어졌다. 일부 시위자들은 주먹까지 마구 휘둘러 안철수 대표의 비서관 한명이 얼굴에 맞아 쓰러지기도 했다.
또 안철수 대표도 회의장을 빠져나오면 시위자들이 한 번에 모여 둘러싸이는 바람에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결국 국회 방호원들이 출동해 이들을 국회 의원회관 밖으로 데리고 쫓아내면서 소동은 일단락됐다.

◆ 미숙한 공천운영이 낳은 신생 3당의 한계
국민의당의 경선, 공천과정을 보면 이번 폭력사태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국민의당이 광주지역의 '숙의배심원단' 경선이나, 다른 지역의 전략공천내지 공천과정도 운영의 미숙함이나 투명성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 왔다.
광주 동남갑은 숙의배심원단의 경선1차 투표결과 장병완 의원이 39.7%, 서정성 후보 36.8%, 정진욱 후보 23.5%(신인 가산점 20%)로 나와, 장-서 두 후보 간 2차 투표가 실시됐다.
결선투표는 1위 후보가 40% 득표율 이하일 때 2차 투표를 실시한다.
그런데 2차 투표 후 개표를 하려는 순간 장병완 의원 측에서 "정진욱 후보의 신인 가점을 적용한 뒤 백분율을 환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개표가 중단, 장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득표수 기준 41.3%의 득표율을 보였기 때문에 2차 투표 없이 공천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정성 후보 측은 "투표를 마쳤는데도 장 의원 측이 개표를 중단했다. 개표중에 개표를 중단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개표를 계속해서 주장하며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또 전북 남원임실순창의 김원종 예비후보도 경선에서 승리한 이용호 후보가 신인가산점 대상이 아닌데도 가산점을 받았다고 항의하고 나섰다.
김원종 예비후보는 "이용호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운영위원장을 지낸 경력으로, 신인가산점 대상이 아니다"며 "당규 29조에 따라 학력, 경력 등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할 경우 신청무효로 판단돼 이번 경선결과는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에서는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단수공천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기존에 있던 김재원 후보가 "경선을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날 더 어이없는 장면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의 김영균 후보의 아버지인 김봉호 전 국회 부의장이 이날 자신의 아들이 아닌 윤영일 후보로 공천이 확정된 데 대한 항의를 하다 쫓겨난 것이다.
한마다로 당의 원칙이나 기본도 없고, 공천과정에서 운영의 미숙함이 더해져, 이런 총체적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민의 당은 안철수의 '새정치'를 목표로 만들어 졌지만, 국민들한테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줌으로써, 총선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사포커스 / 윤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