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과 젊은층 공략으로 승부수 던져

H대형마트 라면코너에서 라면을 고르고 있던 A씨(여·36세))는 신라면을 장바구니에 담고 짜짱 짬뽕 라면 코너로 자리를 옮겨 ‘갓짜장’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다.
◆라면명가에서 업계 3위로 위상 ‘추락’
‘세상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말이 라면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80년대 중반까지 부동의 1위였던 삼양식품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오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 라면업계는 프리미엄 짜장 짬뽕라면 열풍으로 짜장·짬뽕이 프리미엄 라면전쟁의 각축장이 됐다. 그러면서 자연히 라면업계 순위도 정리되고 있다. 부동의 1위인 농심을 제외하고 오뚜기가 2위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2위였던 삼양은 3위로 주저앉은 이후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1960~80년대 중반까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삼양식품은 농심에게 1위를 내주기까지 라면업계의 형님으로 라면시장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농심에게 밀린 이후 2012년 오뚜기에 2위 자리를 내주고 나서 이제는 라면업계 만년 4위였던 팔도가 턱 밑까지 추격하게 되자 3위 자리도 내줄 수도 있다는 업계의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농심의 신라면 출시 이전후로 나뉜다. 농심하면 신라면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농심이 라면업계 1위를 차지하게 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우지파동 사건으로 이미지 타격이 있었지만 신라면 출시만큼 1위로 내려앉은 원인은 아니었다. 이후 2011년까지 라면시장에서 16%의 점유율로 농심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2012년 점유율이 12%로 추락하면서 2위 자리를 오뚜기에 내주는 비운을 맛봤다.
그래서 한동안 라면업계 영원한 맞수였던 농심과 삼양식품의 시대가 끝이 나는 게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양식품 하면 국내에서 라면을 처음 출시한 라면의 원조다. 상징성도 그만큼 크다. 상징성만 놓고 보더라도 삼양식품은 라면의 터줏대감이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매출 하락이 이어지면서 상징성만 가지고는 실적 개선뿐만 아니라 2위로 복귀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지난 해 3월 삼양식품이 내추럴삼양에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일감을 몰아주며 부당지원했다고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의 부당한 잣대로 인해 이미지 타격마저 입었다. 지난 3월 10일 대법원 2부는 삼양식품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최소해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삼양식품의 손을 들어줬다.
◆신제품으로 올해 반격 2위로 재기 노리나

하지만 삼양식품 관계자는 “팔도가 비빔면에 편중되어 있어서 3위로 올라서긴 힘들다” 며 “‘갓짜장’, ‘갓짬뽕’, ‘갓비빔’, ‘치즈불닭볶음면’으로 올해 선전하지 않을까 한다”고 2위 복귀 의지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프리미엄 라면열풍을 감지한 농심과 오뚜기가 짜장, 짬뽕 등 프리미엄 라면을 잇달아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설 때 시장 현황을 뒤늦게 파악한 삼양식품은 ‘갓짜장’, ‘갓짬뽕’을 출시해 본격적인 추격전에 나섰다. 그래서인지 삼양식품은 자존심 및 지난해 부진을 회복하고자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로 업계 2위 복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3일,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새로운 버전으로 고소한 치즈 풍미를 더한 ‘치즈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시원한 맛을 강조한 신제품 프리미엄 비빔면 갓비빔을 출시했다. 3~8월까지 여름시장을 겨냥해 갓비빔으로 비빔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전통강자인 팔도비빔면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비빔면을 선보인 ‘갓비빔’을 출시했다”며 “대형마트 중심으로 3월부터 프로모션 진행과 롯데 할인점 등 진열에 들어갔다”고 프리미엄 비빔면 시장선점에 나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양식품은 ‘갓짜장’, ‘갓짬뽕’을 계속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치즈불닭볶음면’을 지난 23일 출시하고 청소년과 젊은 여성층 공략에 나섰다. 삼양식품이 내우외환을 이겨내고 신제품 출시로 예전의 라면명가의 자존심을 지킬지 올 한해 프리미엄 라면전쟁에서 치열한 승부는 벌써 시작됐다.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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