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관계가 부른 끔찍한 사고
삼각관계가 부른 끔찍한 사고
  • 문충용
  • 승인 2006.08.17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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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고 어떻게 다른 남잘’, 분노
한때는 사랑했던 사이의 연인이 있었다. 세상 일이 다 그렇듯 만나면 헤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또한 사랑이 식어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두 사람 사이에 다른 남성이나 여성이 끼어 들면서 이들 사이에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연인은 이런 위기를 극복을 못했다. 여자는 이미 새로운 남자에게 온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고, 그와의 만남을 위해 애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자신의 애인이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는 사실에 광분한 남자는 결국 질투심에 눈이 멀어 그녀를 살해할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지독한 사랑이 결국 살인으로 이어질 뻔한 위기의 순간. 다행히 행인이 다급한 상황에 처한 여자를 발견하고 현장에서 그녀를 구한다. 그나마 이것으로, 더욱 잔인하고 참혹한 결말을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은 변심한 애인을 두 차례나 살해하려한 남자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 그는 따뜻한 집을 놔두고 차디찬 교도소 마루 바닥에 눕게 됐다. ◆변심한 애인 살해시도 지난 2001년 우연히 알게 된 양모(39·가명)씨와 최모(37·가명)씨. 처지가 비슷한 상태에서 만나 얘기가 잘 통했다. 가끔씩은 식사를 했고, 어떤 날은 가볍게 술잔을 기울이며 묵은 고민을 털어놓았다. 양씨와 최씨는 그렇게 같은 화제를 주고받는 '친구사이'가 됐다. 두 사람이 친구사이가 됐을 당시, 양씨는 유부남이었다. 그러나 여느 부부처럼 부부간에 갈등을 겪었고, 그러다 이듬해 이혼을 하고 혼자의 몸이 됐다. 양씨의 이혼으로 둘 사이는 이전보다 더욱 가까워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더욱 잦아졌고, 사이는 차츰 좁아졌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정식으로 애인사이가 됐다. 당시 양씨는 노동 일을 했고, 최씨는 노점상을 했다. 두 사람은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다독였다. 그러나 이런 다정한 '연인사이'는 꽤 오래가지는 못했다. 양씨는 언제부터인가 '애인이 왠지 모르게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꼈다. '도대체 뭘까.' 그는 뚜렷한 답을 구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불편한 속내를 안고 최씨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낯선 장면을 포착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나성호(가명)씨와 최씨가 주고받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꼈던 것.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었으나, 애인 최씨의 마음이 나씨를 향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그는 은근슬쩍 떠보자는 생각에 나씨에게 "(최씨를) 포기하라"고 말했다. 나중에는 "양보하라"며 매달리기도 했다. 나씨는 그때마다 "최씨에게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했다. 애인의 변심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이상 애인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고 인정을 했지만, 마음속에는 질투심에 눈이 먼 분노만이 쌓였다. ◆삼각관계의 불안한 비극 그 분노는 기어이 폭발하고 말았다. 벌건 대낮, 12시. 양씨는 최씨를 데리고 부산의 한 야산을 향했다. 그는 최씨를 만나기에 앞서 흉기와 독극물을 준비했다. 산으로 출발을 할때나 도착을 해서도 최씨는 이러면 안된다고 말을 하며 다시 한 번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양씨는 격분했다. 최씨의 목을 졸랐다. 시간이 이대로 흘렀다가는 치명적인 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최씨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끌어내 "살려달라"는 말을 내뱉었다. 때마침 한 등산객이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좇았다. 난데없는 등산객의 등장에 크게 놀란 양씨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등산객은 재빨리 최씨를 데리고 산 아래로 내려왔다. 두 시간 쯤 흘렀을까. 양씨가 최씨와 등산객을 발견했다. 이때는 이미 이성을 잃은 뒤였다. 양씨는 자신의 1.5t 트럭으로 두 사람을 들이받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최씨는 얼굴을 다쳤다. 다급한 여성을 도와주려 했던 등산객은 이마가 4센티미터 가량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등산객은 크게 격분했고 교통사고 뺑소니로 양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등산객 신고로 덜미 "따라 죽으려 했다" 사건을 접수한 금정경찰서는 오후 10시께 양씨를 체포했으며 살인미수 혐의로 양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애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서 화가 났다"며 "애인을 따라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는 애인이 자신을 두 차례나 살해하려 했는데도 정 때문인지 피해 사실을 쉽게 털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만약 이날 등산객이 다급한 상황의 이들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밝혔다. 관계자는 "한 때는 서로 의지하며 사랑했던 사이였는데 결국 극한의 상황으로 이어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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