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만화는 모두 ‘풍자 만화’다?
한국 정치만화는 모두 ‘풍자 만화’다?
  • 이문원
  • 승인 2004.03.1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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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고유의 '풍자정신' 돋보이지만 학습효과는 다소 떨어져
195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정치적 암흑기'에는 우회적으로 '정치'를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하더라도, 21세기인 지금에 이르러서도 한국 만화계에는 정치계를 정면으로 담아내는 '스트레이트성' 정치 만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1980년대 한국 만화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허영만이 "오! 한강", "닭목을 비틀면 새벽은 안온다" 등의 작품을 통해 '스트레이트 정치 만화'의 길을 열어놓긴 했어도, 신문의 네컷 카툰으로부터 시작해, 중국 고대사를 배경으로 현대 정치를 풍자했던 고우영, 무협소설로 덧씌워 정치판을 풍자한 사마달, 그리고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대선자객"의 신규용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정치 풍자 만화의 역사와 무게에 눌려 나름의 전통성을 이어나가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기도 하다. 이들 '한국형 정치 풍자 만화'는 마당놀이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풍자의 전통'을 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많은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한데, 결국 정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독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장르라는 점에서, 정치세계에 대한 '학습적 효과'는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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