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미래를 저버리는 일··· '아동학대'
이 나라의 미래를 저버리는 일···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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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는 말이 없다'
▲ 아동학대 문제로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어른들의 의식도 성숙해져야한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 사진 / YTN캡처
“방정환이라는 놈, 흉측한 놈이지만 밉지 않은 구석은 있어… 그놈이 일본 놈이었더라면 나 같은···(중략) 사람에게 끌려 다닐 그릇은 아냐...(후략)” 일제강점기 시절 고등계 경찰관 미와(三輪)가 소파 방정환 선생을 두고 했던 말이다.
 
이렇듯 방정환 선생의 짧았지만 아동을 위해 헌신했던 삶을 기리는 ‘어린이날’을 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며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에 맞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들이 아동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한편,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정부는 사회적 ‘최약자’ 층이자 미래 한국을 이끌 ‘재능’들인 아동·어린이들의 수난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미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원영이 사건’을 비롯하여 각 사건들의 사실관계를 디테일하게 파헤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시는 이러한 비극의 재림을 틀어막을 민·관 차원의 대책, 그리고 전문가의 견해를 알리고 분석하기 위함이다.
 
 
◆ 과거에도 발생했던 일들, 최근에야 언론 조명으로 드러나
 
언론에 대서특필 됐던 대부분의 아동학대 사건들은 가족붕괴에 의한 가정불화에 기인한 것이 많았다. 울산 계모사건과 칠곡 계모사건 등은 계모에 의해 학대가 이뤄진 케이스다.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재혼가정이나 이혼가정이 친부모 가정에 비해 부모 자식 간의 애정이 견고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외부)에서의 스트레스 및 불화가 축적 되었을때 그 스트레스와 불만은 아이를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명숙 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건이 최근에만 빈번한 것이 결코 아님을 지적했고, 과거에도 발생됐지만 은근슬쩍 넘어갔거나 묻혔던 사건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은 지금에야 드러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계부모도 아니고 친부모에 의한 학대는... ‘난처’

맥을 같이 하긴 하지만 다른 견해도 있다. 고도의 경제발전 이후 태어난 세대의 부모들은 부모의 대한 책임의식이 강하지 못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미혼모 및 미혼가정 역시 부모로서의 책임의식이 강한편은 아니다. 이러한 실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양육 스트레스’는 아이에 대한 폭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많은 복합적 이유가 있겠지만 일선 현장기관인 전남 진도경찰서 경무계에 따르면 아동 학대의 첫 번째 원인은 부모가 아이를 인격체로 보지 않고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사고방식과 더불어 ‘내 집안일에 상관 마라', '내 자식 잘되라고 하는 것' 등의 생각이 아동학대 및 폭력을 합리화 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강은영 박사의 ‘아동학대의 실태와 학대피해아동 보호법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친부모 학대사건의 기소유예와 불기소 비율은 48.5%다. 정식 재판 회부는 33.4%로 나타났고, 친부모 이외의 가해인에 경우에는 기소유예 · 불기소 비율이 31.4%였으며 재판 회부 비율은 45.7%로 조사돼 당연한 이야기지만 친부모에 비해 엄격하다.
 
 
◆ 대안? 구태의연한 답이 정답일 뿐,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어려워
 
전문가들은 누구나 동의하는 대답이지만 훈육이 가혹한 체벌로 이어지는 잘못된 양육관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도에서 막내딸을 폭행하고 반미라 상태에 이르기까지 내버려둔 목사 부부도 자녀를 잘되게 하기 위한 체벌이었음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대전동부경찰서 천동파출소장 안언산 경감에 말에 따르면 유년기 가정폭력을 겪으며 성장한 아이가 청소년기 학교폭력 및 성인이 되어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본인이 부모가 되어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할 확률이 높게 나타난 통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결국 가정폭력은 대물림된다는 이야기다. 또한 경찰도 가정폭력을 개인의 가정사 문제에 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난처하고 어려운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을 탈피하여 피해자 보호에 나서 줄것을 강조했다.
 
29일, 정부가 발표한 아동학대 방지 대책의 뼈대는 ‘부모교육의 강화’에 그 핵심이 있다. 초·중·고교 교육과정 및 대학교의 교양과목 등 각종 교육과정에 아동학대 예방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방 접종, 양육수당, 보육료 신청시, 각종 학교 입학설명회 등 광범위하게 아동이 최약자임을 인식시킴과 동시에 예방교육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시성 두보가 있었다면 한국엔 兒聖 방정환 선생이 있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우리가, 방정환 선생의 슬픈 곡소리가 들릴 사건이 또 언제 터질지 단지 두려울 따름이다. [시사포커스 / 강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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