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兆 베팅한 KB 윤종규 회장, “비싸지 않다”
1兆 베팅한 KB 윤종규 회장, “비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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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한 수준에서 가격 제시한 것”
▲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현대증권 인수 제안가에 대해 “KB금융의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결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한국금융지주를 간발의 차로 꺾고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 윤종규 회장이 베팅 가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여의도 본사에서 현대증권 인수 제안가에 대해 “KB금융의 주주가치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결정한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KB금융이 보수적이라는, 심지어 소심하다는 평가마저 들을 정도로 그간 증권사 M&A에서 소극적인 베팅을 해온 반면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과감하게 1조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베팅하면서 예상을 깬 것에 대한 설명으로 읽힌다.

KB금융은 현대증권 지분 22.56%의 가치 3576억원의 3배를 넘는 금액을 베팅했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가량이 얹어지는 것과 지난해 오릭스가 6500억원 가량을 베팅한 것을 감안하면 KB금융의 제안으로서는 놀라운 수준이다.

이에 대해 윤종규 회장은 현대증권이 소매금융(리테일)에 강해 고객 자산관리를 강화하려는 KB금융과도 잘 맞고 각각 주식발행과 채권발행에 강점이 있는 것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목적에 부합하고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비싼 금액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증권사들 역시 현대증권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KB금융의 베팅가가 오히려 적정 수준이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한편 윤종규 회장은 특히 지난 대우증권 인수전 때 과감하게 베팅하지 못했던 것이 모두 자신의 판단이었다며,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이사회가 지원을 해주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규 회장은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우선 사내 유보금을 활용하고 필요시 회사채를 발행하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관심을 모으는 인력 구조조정 여부에 대해 윤종규 회장은 일부 미세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최대한 기존 인력을 품겠다고 밝혔다. 업계 18위로 중소형 증권사인 KB투자증권의 직원수는 지난해 6월 기준 531명 가량이다. 반면 업계 5위권인 현대증권의 직원 수는 2000여명에 달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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