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공세에 방어하는 국산맥주, 이원화 전략 추구

◆맥주를 고르는 기준은 '맛이 좌우'
소비자들의 맥주 사랑은 마트에서 더욱 나타난다. 맥주박스체로 구입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구입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럼 맥주를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소비자들의 한결같은 이구동성은 맥주의 맛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요즘 맥주업계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맥주 맛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맛에 따라 맥주업계의 시장 판도도 달라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A모씨는(남·40) “예전에는 국내 맥주업체가 만든 맥주를 구입했는데 요즘 수입맥주의 맛이 좋아서 수입맥주를 구입해 마시고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맥주 맛은 약간 덤덤하다”고 말했다.
실제 2012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내용의 기사보도가 나오자 국내 맥주업계가 발끈한 바 있다.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무시하고 부드러운 라거 맥주만 내놓는 맥주업체들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맥주 맛이 원인이다는 지적대로 대형마트의 맥주는 수입맥주가 점령하다시피 했다. 마트 및 편의점에서 수입맥주 점유율은 평균 40~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외에 국내업체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후발주자인 롯데가 뛰어들어 3강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맥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가 80년 정도 국내 맥주 시장을 독점해오다 보니 소비자 취향에 따른 니즈 파악 부족과 소비자들의 소맥문화에 안주하다 보니 맛의 차별화가 부족했다며 소비자 취향에 맞게 품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맥주의 맛은 맥주체계에 따라 라거와 에이로 분류하거나 상면발효, 하면발효로 분류할 수 있다. 라거 계열은 전 세계 맥주의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일은 그 나머지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시장은 에일 계열 맥주가 많이 없다. 라거 계열은 목 넘기가 부드러운 반면 에일은 맛이 약간 무겁고 묵직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수입맥주의 맛을 보고 ‘국내맥주 맛이 싱겁다’는 말을 하게 되는 이유다. 또 같은 라거 계열 맥주라도 제조사들이 쓰는 원료 및 제조 공정에서 맛이 달라지며 종류도 수입맥주에 비해 적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특히 라이트 라거를 많이 생산하는 맥주업체 특성상 맥주가 연한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라이트 라거 맥주가 ‘맥주에 물탄 느낌이 든다’라는 오해 소문이 돈 적도 있어 맥주업계가 곤혹을 치른바 있다. 요즘엔 하이트맥스나 오비 프리미어 필스는 기존에 비해 무겁게 생산해 소비자 맛을 공략하고 있지만 가벼운 느낌의 맛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수입맥주 안방 공략 국내 맥주업계 '느긋'?
2014년 비해 수입량이 43% 급증했다.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벨기에의 호가든, 일본의 아사히·삿포로·기린, 중국의 칭다오가 수입 맥주 시장을 이끌었다. aT는 탄산감이 강한 라거 맥주에서 향과 맛이 풍부한 에일 맥주로 소비자 선호가 이동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의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 가정용에 국한돼 있어 국내 맥주 시장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수입맥주가 맛이 좋다고 하더라도 모든 수입맥주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몇몇 특정 제품의 선호도가 높을 뿐이다.
지난해 국산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에 비해 300억 증가한 2조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국내 맥주업계는 소비자 반응도 무시할 수 없어 이원화 전략으로 다양한 수입맥주를 수입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전체 맥주시장 규모를 키워 시장 점유율을 뺏기 위한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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