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안 현저한 입장차 확인

양대 노조는 지난 1일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결의하고 노동법반대와 고용안정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노조의 연대투쟁으로 금속노조 또한 발을 맞춰 현대기아차 그룹사 공동교섭을 성사시키려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17개 계열사 노조측 대표자들에게 공동요구안을 설명하고 교섭에 참석하라는 요구다. 공동요구안에는 국내생산 확대와 고용안정을 골자로 한 ‘자동차·철도·철강 산업 발전 미래전략위원회’ 구성이다.
조선업계도 ‘조선업종 공동요구안’ 마련에 나선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현대미포조선 노조와 타 조선업종 5곳이 함께 발을 맞추기로 했다. 조선업계 노조가 마련하는 공동요구안에는 중현조선소 활성화, 고용안정과 조선소 비정규직 대책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퇴직자 수만큼 신입사원 충당 내용은 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이어서 노조가 기대만큼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영환경과 근로조건이 사업장 마다 다르고 인사권한은 사측의 고유 권한임에도 경영·인사권에 노조가 관여하는 모양새라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쉽게 들어줄 수 없어 노사 간 협상은 순탄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노조 요구안, 현실과 무리수 사이?
지난해 조선업계의 불황으로 적자누적이 쌓이고 있고 올해 역시 조선업 불황이 지속된다는 예측 전망이 잇따르면서 현대중공업도 원가절감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측과 노조의 갈등은 회사의 경영·인사권을 노조가 개입하는 내용의 요구안이 들어있는 게 갈등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측은 회사 경영·인사권 침해 내용이 들어 있는 요구안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노조가 주장하는 요구 안에는 투명경영을 위해 노조측 입장을 대변하는 사외이사 1명을 인정하는 ‘사외이사 임명권’ 확보와 이사회 의결사항도 노조에 통보하는 ‘경영의 원칙’ 조항을 신설했다. 또 외부감사 선임 시 노조가 반대하지 않는 1개 법인 이상을 외부 감사위원회에 추천하는 내용이다. 임금 5.09% 인상과 성과급 250% 이상 지급, 휴직급여 70%로 인상안도 들어있다. 더욱이 노사 공동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 ‘징계위원회 노사 같은 수 구성’ 등의 요구도 들어있다. 지난해 당선된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당시 공약한 사외이사 임명권 확보와 인사위원회 노사 같은 수 구성이 요구안에 포함되어 있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회사측은 노조의 요구인 임금인상안과 관련해 받아들이기 힘든 분위기다. 현재 조선업계는 지속적인 적자누적으로 자산 매각과 임금 동결, 인력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상황에서 노조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회사 경영이 더욱 어려워 질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측은 임금 동결만 되더라도 최상의 협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노조측이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임단협 협상이 시작되면 합의점 도출을 위해 접점을 찾아 조정해 나가기 때문에 어차피 내놓을 요구안이라면 강한 요구안 밀어붙여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계산이다. 사측도 이를 모를 리 없기에 기선 제압으로 노조측의 요구를 ‘수용불가’ 입장으로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의 정치적 투쟁 득실은…

노조는 지난해 사측이 1500여명의 사무직과 여사원들이 희망퇴직으로 내몰렸다며 노동자와 가족의 고통을 어루만질 수 있는 김 후보와 뜻을 같이 하고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김 후보가 당선되면 일자리 지키기 노동개악저지 조선업활성화 등 입법활동에 적극 나설 방침이어서 노조측에선 천군만마를 얻는 셈이다.
그러나 노조측의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올해 조선업은 불황이 장기화 될 전망이고 수주절벽이 이어져 조선업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산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수주활동에 함께 나서는 등 사측과 보조를 함께 취하고 있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쟁의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을 뿐 아니라 임금동결에도 동의했다. 인력감축에도 노사가 공감하고 있어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경우 타사들도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는 외부환경 조성 마련이 현대중공업 노조측의 고민이 깊어지게 할 수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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