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구타 '여전'
전.의경 구타 '여전'
  • 김윤재
  • 승인 2006.08.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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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동원..구타로 이어져
경찰이 '전.의경 자체사고 제로화 캠페인'을 추진하면서 전.의경간 구타 및 가혹행위를 근절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경기지방경찰청의 구타사건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택 미군기지확장의 부지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경찰청의 경우 전.의경 대원들이 수면 등 최소한의 휴식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열악한 근무환경이 구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경찰 안팎의 지적이 일고 있다. 수원의 한 경찰서 소속 방범순찰대 S(22) 일경 등 6명은 지난 2월 내무반에서 '기강 해이'를 이유로 Y(22) 수경 등 선임대원 2명으로부터 얼굴 등을 폭행당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경기경찰청의 상반기 업무평가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는 모두 2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건의 구타사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33%나 증가한 수치다. 또 올 상반기 자살, 복무이탈, 대민사고 등을 포함한 전체 전.의경 자체사고 31건 가운데 구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90.3%로 압도적이어서 구타 및 가혹행위 근절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구타해결에 대해 경찰이 내놓은 원인분석과 대책은 진부하기 짝이 없다. 경찰은 내부자료에서 대원간 구타가 여전한 원인을 ▲지휘관 관심부족 ▲구타에 대한 그릇된 인식 잔존 ▲신임대원에 대한 관리소홀 등 3가지로 지적한 뒤 해결책으로 ▲분기별 '부대 자기진단서' 작성 및 보고 ▲신임대원 특별관리 ▲대원 신상자료 체계적 관리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경기경찰청의 분석과 달리 전.의경 대원 사이의 '밑바닥 여론'은 구타사고 증가의 원인을 다른 데서 찾고 있다. 선임대원에게 폭행당한 경험이 있다는 A(23) 수경은 "평택 미군기지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된 올 초부터 전.의경 대원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 대원의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구타도 빈번해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A 수경은 또 "평택 대추리 경비업무에 한번 동원되면 24시간을 계속 근무하고도 다음날 쉬지 못하고 또 집회에 동원되는 일이 많아 잠이 부족하고 피로가 누적된 대원들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졌다"고 덧붙였다. 전.의경 부모모임 운영자 이정화(50.여)씨는 "전장을 방불케 하는 폭력시위를 막느라 아이들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다 근무환경도 열악한 것이 구타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본다"며 "평화시위 정착과 전.의경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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