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 뮤지컬 Love, Rush! ‘사랑아, 달려!’
창단 이래 20년 동안 아리랑이 꾸준히 만들어내는 통일연극시리즈. 그런데 이번엔 뭔가 좀 다르다. 분단의 아픔과 자주적 통일을 이야기하던 시대를 지나 명랑 만화 같은 통일연극을 만들어보겠다 한다.
통일에 대한 염원의 무게가 너무 짓누른 탓일까? 이제 통일이 조금 더 편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맞을 수 있는 사건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든 탓이리라.
◆ 기막힌 상상
연극 [러브, 러쉬! 사랑아 달려!]는 통일 이후 경의선을 타고 제주에서 출발하여 해저터널을 지나 남원, 평양, 영변약산 을 거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공연이다.
각 정차 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역의 특성과 향기를 담아 유쾌하고 상쾌하게 이어지며 매 장면에서 터져 나오는 연극적 상상력과 음악적 다양성은 초연 당시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전통 가락을 가미한 락(rock)에서 시작하여 아카펠라, 가곡, 탱고, 영화음악 패러디, 북한음악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에게 흥겨움과 진지함을 함께 한다.
◆ 뭔가 다른 통일연극
항상 진지하던 지금까지의 통일 연극과는 달리 통일을 친밀하고 명료하게 만든 연극이다. 경의선 철도를 막는 것은 어느 하나 없고 모두가 우리 땅인 곳에서 유라시아를 향해 시원스레 질주하는 기차를 연극으로 맛본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신나는 일 아닌가? 남남북녀 젊은이의 불같은 사랑, 통일정부 첩보원 성춘향과 이몽룡의 첩보액션 어드벤쳐 러브 환타지, 만주로 진출하려는 목포파, 통일의 희망찬 새 시대를 준비하는 심순애를 사이에 두고 사랑을 구애하는 이수일과 김중배,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노부부가 남북에 각자의 가정을 두고 애절한 상봉을 하는 장면 등이 춤과, 노래가 함께 어우러져 밝고 명랑한 통일이야기를 들려준다.
“엉뚱 뮤지컬”이란 타이틀에서 느껴지듯 기존의 뮤지컬과는 다른, 또한 기존의 연극과도 다른, 독특한 맛을 관객들은 만끽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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