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생가 찾은 文, DJ묘소 참배 鄭…‘호남 적통’ 마케팅
DJ생가 찾은 文, DJ묘소 참배 鄭…‘호남 적통’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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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노린 문재인, 당권 도전 정동영…DJ 내세워 호남지지 기대
▲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DJ생가를 방문한 데 이어 19일에는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인이 국립서울현충원의 DJ묘소를 참배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에 기대 호남 지지층을 끌어들이려는 야권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은 19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인과 하루 전인 18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먼저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호남행이 당 차원에서 이뤄지는 게 아닌 개인 일정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지만 실제로는 총선 결과로 나타난 더민주에 대해 싸늘한 호남민심을 다시 돌려세우고자 내려간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문 전 대표는 총선 직전인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한 가운데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대선 불출마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호남에서의 참패 뒤 나온 이번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 당시 광주 방문에 동행했던 김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번에도 문 전 대표와 함께 해 ‘호남 적통성’이 더민주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호남의 지지 없이는 야권 후보인 문 전 대표가 대권을 쟁취하기 어려운 만큼 자신이 총선 직전 승부수로 띄웠던 ‘정계 은퇴’ 배수진에도 호남 민심의 변화가 없자 이날 호남의 상징적 인사인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고인의 3남과 방문함으로써 향후 ‘배수진 전략’을 물리게 될 경우 수반될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호남 민심의 변화를 내심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와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 생가 방문에 이어 19일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까지 동반 참배해 영호남 통합의 상징인 두 전직 대통령을 상기시키고 이를 통해 호남 민심을 회복하고자 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를 보여주듯 문 전 대표 측은 이번 행보에 대해 “영호남 통합을 콘셉트로 잡아 총선 직후 첫 일정을 호남에서 시작했다”며 “수시로 호남을 찾아 호남민심에 귀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 정동영 당선인은 이날 총선 뒤 처음으로 김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는데, 이 자리에는 권노갑 상임고문과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동행해 ‘호남 적통’은 정 당선인에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이미 정 당선인은 지난 11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영원한 김대중의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권노갑 고문이 전주에 와서 김대중 철학, 햇볕정책의 철학과 김대중 정신을 가장 적통으로 계승하고 있는 사람은 정동영이라고 했다”며 자신이 김대중 정신의 계승자임을 자처한 바 있다.
 
이는 국민의당 내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친 안철수 대표를 둘러싸고 안 대표 측 측근들과 당내 호남 정치인들 사이에 ‘당권-대권 분리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남 출신인 자신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정 당선인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양당 내 거물급 정치인인 이들이 대권과 당권이라는 각기 다른 꿈을 품고 고 김 전 대통령을 앞세워 호남에 러브콜을 보내면서 호남 민심의 향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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