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부총재, 멕시코 경제에 대해 평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피해를 본 분야는 NAFTA를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멕시코 정부가 구조조정에 나서야만 했던 분야들입니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보면 NAFTA 체결이 이러한 분야의 구조조정과 개혁을 더 빠른 속도록 진행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아시아지역 고위급 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어거스틴 카스텐스(Agustin arstens)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NAFTA가 멕시코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카스텐스 부총재는 "NAFTA는 멕시코 경제의 가장 큰 성과중 하나"라며 NAFTA 체결로 멕시코 제품과 서비스가 미국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게돼 대미 수출이 3배 이상 늘었고 NAFTA에 속해있는 국가들간 무역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틀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멕시코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도 크게 증가해 NAFTA 체결 직후인 지난 1994∼1996년 멕시코의 FDI 유치실적은 전세계 개발도상국 중 3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면서 "사회적으로도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됐고 제품의 질이 높아지고 가격은 떨어지면서 국민에게 큰 혜택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카스텐스 부총재는 "무엇보다도 NAFTA는 멕시코 경제인과 국민의 개방에 대한 마인드를 바꾸는데 일조했다"면서 "정부 보호만을 바라던 멕시코 사람들이 NAFTA 체결 이후 세계 무대와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AFTA가 멕시코 내에서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확대했다는 지적과 관련 그는 "NAFTA로 인해 피해를 본 분야는 경쟁력이 떨어져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을 겪어야만 했던 분야"라며 "NAFTA를 계기로 개혁에 나서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멕시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스텐스 부총재는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이 생긴 분야로 멕시코의 농업부문을 예로 들었다.
그는 "NAFTA 체결로 농업은 피해를 봤지만 어차피 미국과는 땅이나 자원 등에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분야였다"면서 "멕시코 정부가 피해 농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한편, 상업화할 수 있는 대안작물을 생산하도록 도움으로써 농작물 생산이 오히려 NAFTA 체결 이전보다 더 늘어나는 긍정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스텐스 부총재는 "최근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대부분 후보들이 NAFTA에 대해 일부 보완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큰 틀에서 NAFTA를 반대한 후보는 아무도 없었다"면서 "멕시코 국민은 NAFTA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미 FTA 협상과 관련 그는 "국민이 FTA 협상 과정에 참여해야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FTA의 경제적 성과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면서 "모든 사회계층을 협상과정에 참여시키면서 적극적으로 한미 FTA 체결에 나서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부문에 정책적 배려를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IMF 내 의결권 쿼터 조정과 관련 카스텐스 부총재는 "오는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MF 총회에서 쿼터 증액 결정이 내려지거나 최소한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IMF 회원국 내에서 한국의 대표성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쿼터가 조정된다면 가장 먼저 한국이 그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잘 통제되고 있고 금융분야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만큼 한국경제는 올해 최소한 5%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유가 문제와 미국 및 세계경제의 둔화 가능성으로 인해 내년은 올해보다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스텐스 부총재는 NAFTA 체결 당시 멕시코 중앙은행 수석경제학자 자격으로 협상에 참여했고 지난 2000∼2003년 멕시코 재무차관을 지내다 2003년 8월 IMF 부총재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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