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한진해운, 현대상선 길 가나
설상가상 한진해운, 현대상선 길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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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동맹 재편, 그룹지원 불투명 이중고
▲ 정부당국과 금융권의 고강도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같은 운명에 처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김용철 기자] 정부당국과 금융권의 고강도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같은 운명에 처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진해운 전 회장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보유중인 한진해운 지분을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지분 매각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진해운 주가는 연일 하락세이며, 한진그룹의 지원도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현대상선과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14년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이끌던 한진해운을 인수했다. 그러나 해운업이 장기간 불황이 지속되자 조 회장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2013년부터 1조원 이상을 직간접으로 지원했고 올해 2월말에는 한진해운 영구채 2,200억원을 인수하는 등 6500억원을 투입했으나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 지원으로 대한한공까지 불통이 튀면서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됐다. 이유는 딱 하나 대한한공이 대주주로 있는 한진해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진해운의 독자적인 생존은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그룹차원의 지원이 사실상 어려워지면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모색해야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되면 한진해운의 경영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갈 수 있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 질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창업주의 정신으로 다시 일으키겠다며 조 회장이 인수했기 때문이다.

최악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복 불능상태로 가는 게 문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해운동맹 탈퇴 수순으로 갈 공산이 크며 국내 해운시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법정관리 이전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거나 한진그룹의 추가 지원을 받거나 결론을 내려야할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세계 해운업계에 해운동맹 재편이 일고 있는 것도 한진해운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그룹(코스코)와 대만의 에버그린이 한진해운이 속했던 ‘CKYHE'에서 나와 새 동맹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CKYHE'는 와해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진해운은 새롭게 재편되는 해운동맹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칫 구조조정이 순조롭지 못해 법정관리 까지 가게 되면 해운동맹에서 퇴출이나 다름없기에 한시라도 빨리 구조조정에 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지난달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협력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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