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부담 안 주게 임금 양보하면 해고 안 시키고 일할 수 있어”

최 당선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쉽게 고용을 줄이는 걸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업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건비가 나가는데, 기업이 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현대중공업에서 3천명을 해고한다고 하는데 전체 근로자의 10%를 실업자로 만드는 것과, 회사에 부담은 안 주면서 기존 근로자들이 임금을 10% 양보하면 3천명을 해고 안 시키고 같이 일할 수 있지 않느냐”며 “이런 게 바로 고통분담이고 이것도 구조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당선인은 이어 “P(가격)를 조정할 거냐 Q(양=고용 규모)를 조정할 거냐 논쟁에서 여당은 항상 Q만 줄이는 노동개혁을 원하니까 노동계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야당은 Q의 안정성만 강조하니까 경영자가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양쪽이 다 조금씩 양보해야 이콜(equal)을 만들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구조조정에 대해 “반드시 회사를 퇴출한다고만 보면 안 된다”며 “업종 자체가 성장성이 전혀 없다고 그러면 거기 묶인 돈이나 인력을 더 성장성 있는 산업으로 유치하는 것도 구조조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구조조정은 ‘경제 살리기’를 내세운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첫 원내 입성한 최 당선인은 코스닥 초대위원장과 한국증권연구원장을 지냈던 금융전문가로, 총선 때는 더민주의 국민경제상황실장을 맡는 등 이번에 함께 당선된 김병관 웹젠 의장,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와 함께 당내 경제정책을 담당할 ‘브레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보고 있다.
또 이번 ‘임금삭감’ 발언에서 알 수 있듯 기존 야당이 고수해온 경제관보다는 좀 더 친기업 성향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이명박 정권 초기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전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에서 금융인 선교회 모임인 소금회 멤버로 활동한 바 있고, 더민주가 의료민영화를 우려해 보건·의료 산업분야를 제외한 서비스법 통과를 당론으로 정한 것과 반대로 정부여당 측 주장처럼 서비스법에 의료 부문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피력해 향후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명박 정부 당시 법인세 감면에도 불구하고 낙수효과는 사실상 전무했다며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도 취하고 있어 한쪽으로 편향되기보다 중도를 지향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최 당선인은 당내 박경미, 진영 등과 함께 김종인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어 향후 김 대표가 친노 측과 당권 쟁탈전을 벌일 경우 그의 일거수일투족도 상당한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