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 마지막 관문은 ‘특허 소송’
셀트리온, 램시마 마지막 관문은 ‘특허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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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제약사 얀센의 잇단 딴지 걸기 변수되나
▲ 셀트리온의 램시마 미국 시장 출시에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를 판매하고 있는 얀센의 특허 소송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셀트리온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최근 미국 FDA로부터 램시마 판매 인가를 받은 셀트리온이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를 판매하고 있는 얀센의 특허 소송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미국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에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 제조에 사용하는 배지에 관한 미국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신속재판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의 레미케이드는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한 후 류머티즘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60여개의 분자 조성물을 섞어 만든 바이오의약품이다. 여기서 얀센이 언급한 미국 특허는 US7598083으로 이 특허는 항체를 배양하기 위한 ‘배지’에 관한 특허다. 배지는 세포배양에 필요한 물질로, 2027년이 만료일인 이 특허는 61종 성분을 특정한 범위의 농도로 포함하는 배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램시마 시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셀트리온 측은 얀센의 주장이 무리하다는 부분이 인정된 적이 있어 소송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셀트리온, 얀센 주장 일축
셀트리온은 이번 소송에 대해 “램시마 생산에 사용하는 배지는 해당 특허에서 언급한 61종 성분 중 12종을 완전히 상이한 범위의 농도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배지 특허를 문언적으로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얀센도 이를 인정하고 있는데도 시판을 지연시키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전체의 20%에 달하는 12종의 성분에 차이가 있는데도 균등침해를 인정한 미국 판례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물질특허가 핵심인데 물질특허는 특허청에서 이미 특허 거절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덧붙였다.
 
원래 레미케이드의 물질특허는 2014년 끝나기로 돼 있었지만 얀센이 사실상 해당 특허와 같은 내용의 물질특허를 2001년 다시 등록, 만료일이 2018년으로 늘어난 바 있다. 즉 이 물질특허가 받아질 경우 램시마 출시가 2018년까지 불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 레미케이드의 물질특허가 2014년에 만료됐다고 판단했다. 얀센은 미국 특허청 내부기관인 PTAB에 레미케이드 물질특허 재심사를 위한 항소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소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선행 심사에서 얀센 측의 주장이 세 차례나 기각된 만큼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 얀센이 집요하게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램시마가 지속적으로 레미케이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타격 입은 얀센, 램시마 출시 지연 총력
실제 얀센이 특허권에 자신이 있을 경우 램시마 시판을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현재 주장하고 있는 두 특허를 근거로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얀센이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고 있어 특허권 침해 주장이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즉 시판 시기를 늦추는 것이 소송 제기의 주 목적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바이오파마리포트 등 제약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주주들에게 “2018년까지 미국 시장에 램시마가 출시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얀센이 집요하게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램시마가 지속적으로 레미케이드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램시마는 지난 2013년 유럽의약국(EMA)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세계 71개국에서 처방되고 있다.
 
반면 레미케이드 해외 매출은 올해 1분기 3억3500만달러(약 4000억원)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8%나 감소했다. 미국 매출은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로 15%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램시마가 해외에서 레미케이드 매출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현지 분위기도 우호적…10월 경 출시 향배 관심
셀트리온 측은 소송전이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 경 출시를 자신하고 있다. 미국FDA에 따르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자가 복제약이나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허가 시점부터 180일간 해당 제품을 출시할 수 없다. 허가일로부터 180일이 지나는 시점이 10월 2일경이다.
 
또한 셀트리온은 얀센이 무리한 주장을 내놓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램시마 생산에 사용되는 배양액을 아예 미국 외 국가에서 조달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위 개념인 TNF-알파 억제제 시장은 휴미라와 엔브렐, 레미케이드가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지금까지 각각 다른 용법, 용량, 적응증으로 독립적인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같은 계열의 램시마가 오리지널 대비 30% 이상 낮은 가격에 동일한 효능으로 유럽에서 쌓은 데이터를 통해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3강 체제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레미케이드 외에 휴미라와 엔브렐은 지속적인 특허연장 전략으로 2018년까지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제한하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미국 내 분위기도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정부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메디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처방 우대 정책과 민간보험사들의 약가인하 요구 증대 등 사회 분위기도 램시마에 매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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