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나 자신을 둘러싼 합의추대 논란과 관련, "나는 당권에 별로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고 23일 더민주 측이 전했다.

김 대표는 하루 전인 지난 22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문 전 대표와 만나 만찬을 함께 하면서 최근 논란이 된 당 대표직 추대 문제를 두고 문 전 대표가 "당 대표 합의추대는 어려울 것 같다. 경선은 치를 수 있겠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합의추대가 안 된다는 건 나도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총선 승리로 원내 제1당이 된 점을 강조하며 "모처럼 당이 안정적인 분위기니까 이를 잘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문 전 대표에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대표가 당내 친노 세력 등과 대표직 합의추대 문제를 두고 지난번 비례대표 파동 때와 같은 충돌을 지속해 자신이 마치 '노욕'을 부리는 것으로 오해받게 되는 것보다 차라리 깨끗이 포기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회동은 지난달 22일 비례대표 파동으로 대표직에서 사퇴하려던 김 대표를 만류하기 위해 문 전 대표가 김 대표의 자택을 찾은 이후 처음 이뤄진 것으로,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선거 이후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위로하기 위해 만났고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전 대표 측에선 이번 회동과 관련해 "좋은 분위기에서 끝났다"며 "문 전 대표가 경선 참여를 권유했다기보다는 김 대표의 의사를 다시 확인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그동안 김 대표에 대해 친노들이 보였던 반발을 명분삼아 김 대표에게 차기 당권을 포기하라고 압박, 종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