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親與’ 움직임에 호남 민심 돌변…더민주 반등

이번 총선 결과로 국민의당이 차지하게 된 38석 중 비례대표 13석을 제외하면 지역구 의석 절대다수가 호남에 편중돼 있어 일부에선 ‘호남 자민련’이라고 부를 정도인데, 이에 따라 원내 지도부 구성에 있어서도 호남 출신인 박지원 의원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등 호남에서 보내준 절대적 지지에 적극 부응했으나 20대 국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그 열기가 식어버려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 여론조사에선 이번 총선을 통해 ‘심판’을 받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약진하며 호남 민심이 더민주로 돌아서는 모양새라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문재인, 안철수 제치고 호남서 1위 탈환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부터 4일, 6일까지 나흘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28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방식(무선전화 61%, 유선전화 39% 병행 임의걸기 방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5.8%)을 통해 5월 1주차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근거지인 호남에서 두드러지게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한 주전 까지만 해도 50.6%에 달했던 국민의당의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이번에 무려 12.5%나 떨어지면서 38.1%로 내려앉았고, 더민주는 거꾸로 전주(27.6%)보다 6.9%p나 급등하며 34.5%를 기록해 양당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6.8%p)로 접어들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호남 민심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더민주 문 전 대표로 쏠리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전주 대비 8.7%p 하락한 27.2%를 얻는 데 그쳐 그간 호남에서 3주 간 지켜온 대선주자 1위 자리조차 이번에 30.6%를 기록한 문 전 대표에 내주게 됐다.
4·13 총선에서 호남 참패를 맛보며 당내에서 그 책임을 놓고 내홍 조짐까지 보였던 더민주는 이로써 사실상 전환점에 들어선 데 이어 호남 패배 시 대선후보 사퇴까지 내걸었던 문 전 대표까지 안 대표를 제치고 처음 지지율 반전을 이뤄내면서 향후 정국을 주도하는 데 있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민의당 하락세는 이번 조사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인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RDD 방식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3%)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는데,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전주(48%) 대비 8%p 하락한 40%에 그친 것에서도 거듭 확인할 수 있어 국민의당에 적잖은 고민을 안겨줄 것이라 예상된다.
◆ ‘우향우’ 국민의당, 두 마리 토끼 다 놓치나
이번 지지율 폭락의 원인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우선 꼽히는 것으로는 새누리당과의 연립정부론 논란이나 새누리당에 국회의장을 줄 수도 있다는 박지원 신임 원내대표의 발언, ‘이희호 여사 대선 출마 권유’ 발언 논란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DJP연합을 떠올린 듯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의 연립정부론을 역설한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 사과를 전제로 새누리당에 국회의장직을 줄 수도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새누리당에 적극 러브콜을 보내는 ‘우클릭’ 행보를 띠었는데, 이를 두고 당내에서조차 호남 민심 이반을 우려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호남 민심이 더민주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하고 안 대표를 위시한 국민의당의 중도적 성향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기보다 그간 더민주가 보여준 친노패권주의에 경고를 보내는 의미가 커 박 원내대표의 ‘우향우’ 발언은 마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처럼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의를 오인하다가 역풍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는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이 같은 분석이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 탄핵 정국 때는 한나라당의 주도 하에 동교동계의 새천년민주당이 동조하는 형태로 이뤄졌지만 이번 더민주 압박에는 소수정당인 국민의당이 주도하고 새누리당을 여기에 동참시키려고 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는데, 이를 의식한 듯 새누리당은 지난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연립정부가 된다면 국민이 누구를 심판하느냐. 국민의 명령은 연정을 생각할 게 아니라 협치를 우선 생각하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단 이렇게 연립정부론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이 와중에 이희호 여사가 자신에게 대선출마를 권유했었다는 박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과 박 원내대표 사이에 진실공방까지 벌어짐에 따라 결국 호남에서의 국민의당 지지율 추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또 여기에 지난 1일 있었던 안 대표의 ‘교육부 무용론’ 발언 논란 역시 지지율 하락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주장에도 힘이 실렸는데, 당시 안 대표는 당직자들과 교육정책에 대한 토론을 하던 중 한 비례대표 당선자가 교육부의 간섭 문제를 지적하며 교육정책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자 ‘교육부를 아예 없애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장구쳤다가 논란이 확산되자 하루 뒤 “부정확하게 발언이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 가능성을 점검해볼 수 있단 것인데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반대로 뜻이 왜곡돼 전달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건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이 비단 호남지역에 그친 게 아니라 박 원내대표가 ‘우향우’ 행보를 보이면서까지 러브콜을 보냈던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나타났단 점인데 앞서 언급했던 리얼미터의 5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이 지역에서 전주(20.7%) 대비 8.7%p나 급락하며 12%로 내려앉았다.
이에 대해선 안 대표가 ‘양적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난 26일 국민의당 당선인 워크숍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양적완화가 뭔지 모를 것 같다”며 비아냥거리는 등 일견 경솔해 보이는 발언을 이어간 데에 따른 후폭풍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또 그간 계파 갈등에 휩싸인 새누리당의 자중지란에 힘입어 중도를 표방했던 국민의당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새누리당의 대안정당으로서 정당 지지를 얻는 반사이익을 봤지만 여론조사가 실시된 5월 1주차엔 3일 계파색보다 지역색이 강한 정진석 당선인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등 표면상 계파 갈등을 접고 새누리당이 점차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갖추자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시 빠져나가며 대구·경북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이 폭락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됐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또 김종인 대표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발언 등 이슈 선점에 나선 더민주에 비해 국민의당은 주요 사회적 이슈보다 연정 등 정략적 측면에 치중해 새정치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어느 당보다 먼저 지도부 진용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그 이점을 살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더민주는 전대 일정을 확정하고 원내대표는 범주류 운동권 출신인 우상호 원내대표가 선출됐음에도 원내부대표단은 가급적 운동권 색채를 배제하는 등 당 안정화에 무게를 둔 것은 물론 계파색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한 점도 반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때 늦은 반성’ 나선 국민의당, 만시지탄?
문제는 국민의당의 5월 2주차 지지율 역시 그다지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다는 것인데 박 원내대표와 난타전을 벌이던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이 저격 대상을 안철수 전 대표로까지 확대해 ‘짠돌이’, ‘대통령병’ 등 연일 직격탄을 날려 이에 맞선 안 전 대표가 정국 주도는커녕 해명하기 바쁜 상황에 처한 데다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조사받아온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인이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선거사범들 중 첫 번째로 구속될 처지에 놓이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 변화를 느꼈는지 박 원내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호남 지지율 폭락에 대해 “우리의 오만함으로 비쳤다고 하면 우리의 잘못”이라며 “언론의 지적을 보고 ‘우리가 과연 오만했는가’ 하는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다.
다만 그는 “제가 가장 먼저 호남 발전, 호남이 참여하는 그런 연정을 얘기했는데, 이것이 새누리당과의 연정까지 비화돼 정체성 문제가 됐다”며 자신의 의도가 왜곡된 것이라 해명한 뒤 안 대표 발언에 대해서도 “언론에서도 안 대표의 전체 발언을 보고 기사화한 게 아니고 어떤 부분을 딱 집어 기사화하니까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변호하고 나섰다.
이 뿐 아니라 자신의 ‘우향우’ 행보가 역풍을 맞았다고 생각했는지 박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엔 기자들에게 “광주시장이 (삼성 미래차 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말씀을 국민의당에 했다면 저희도 적극적으로 삼성이 광주에 투자해줄 것을 간곡히 바라고 협력해야 한다”며 과거 더민주에서 총선 공약으로 내놨던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 건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혀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한층 진력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향후 야권 대선주자 자리를 놓고 국민의당과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여야 하는 더민주는 이 호기를 놓칠 수 없었는지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는데, 호남에서 대선주자 1위 자리를 되찾은 문 전 대표가 지난 9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전라북도로 내려가 호남 민심을 달래고 있어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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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천배 박원 주룡 이분들은 다음에 민주당과 통함하드라도 절대 받아주지 마라
조직사회에서 미끄라지들이 있으면 흙탕물만 일의킨다. 만약에 민주당 분활 안되고 선거를 치르였드라면
수도권에서 10석은 더 획득하였을 거다. 요새 보니 전라도 당이 기고 만장하는데 절대로 분파를 일의킨분하고는 절대로 통합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