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5·18 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정부 성토
野, 5·18 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정부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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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침묵했던 김종인, 손학규 등도 한 목소리 가세
▲ 사진은 18일 서울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장면(자료사진). 시사포커스 / 원명국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제36회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개최된 가운데 행사에 참석한 야권 인사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공식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거부한 국가보훈처의 결정에 대해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그간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던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이날 5·18 기념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제창 불가’ 방침을 고수한 정부를 겨냥해 “정부가 옹졸하다”며 “합창만 허용했는데, 아집에 사로잡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마찬가지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도 “합창은 되고 제창은 안 된다는 게 무슨 논리인지 알 수 없다”며 “논란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정부의 방침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동안 강진에서 칩거하다가 이번 행사에 참석한 손학규 상임고문도 “답이 빤하지 않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당연히 제창으로 하고 광주 5·18 기념곡으로도 지정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 이목을 끌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5·18 당시 불렀던 노래는 우리 모두의 노래고 정부가 갈등을 일으킬 주제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그 공연한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역시 더민주와 함께 비판대열에 동참했는데,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보훈처의 ‘합창’ 방침에 대해 “국민통합에 저해되는 결정”이라며 기념식 도중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자 행사장을 나섰던 일부 보수단체 인사들에 대해서도 “국민통합에 저해되는 행동”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념식 전 기자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광주 시민과 국민이 원하고, 5·18 영령들을 위해서 부르고 싶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법제화를 약속대로 (추진)하겠다”며 “박승춘 보훈처장의 해임촉구 결의안도 더불어민주당과 공조해 발의하겠다“고 천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념식이 끝난 뒤엔 “이미 우리는 더민주와 공조해 ‘임을위한행진곡’을 지정곡으로 할 수 있는 개정안을 내도록 했다”며 “정부의 기념식이 이렇게 무성의하고, 영령을 위로하는 모습마저 찾아볼 수 없었던 데 대해 한없는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또 박 보훈처장에 대해선 “제가 법사위원회에서 수년간 보훈처장 상대로 ‘왜 제창을 못하게 하느냐’고 많은 질문을 했는데, 그 때마다 ‘북한에서 부르니까 못하게 한다’고 답했다. 최근엔 자기 손을 떠났다는 무책임한 말을 했고, 청와대도 보훈처를 컨트롤할 수 없다고 했다”며 “무책임한 정부에 한없는 분노를 느끼지만, 국민과 광주시민의 힘으로 20대 국회에선 이를 반드시 고쳐나가겠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하려던 박 보훈처장은 5·18 유족들의 강력한 항의로 끝내 참석치 못하고 발길을 돌리게 됐는데, 그러면서도 “저를 (참석) 못하게 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기념곡 지정과 제창 문제는 개인이 판단할 게 아니다”라고 자신에겐 책임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 번 말했지만 보훈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한다. 보훈처는 보훈단체 분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예우하기 위한 부처”라며 “그분들이 반대하는 노래를 보훈처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보훈단체를 앞세워 정당화했다.
 
이에 기자들이 ‘유족들의 의견도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당사자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이 기념식은 정부기념식”이라며 “국민들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번 행사에서 정부 방침과 달리 야권 인사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황교안 국무총리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래가 불리어지는 내내 굳게 입을 다문 채 침묵해 극명히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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