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하(池善河)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美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공동으로 지난 1992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120여만 명을 대상으로 세계최대 규모 역학연구를 해오고 있다.
그 결과가 비만도(BMI)가 높을수록 암 발병률은 남녀 평균 1.5배 증가(신장암은 3.5배)하고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이하 심ㆍ뇌혈관질환)발병은 2.4배 이상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비만의 영향은 노인보다는 중년층의 비만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사실.
특히, 비만도(체중)는 낮을수록 좋고, 심지어는 저체중이라해도 이것 자체로는 건강위험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첫 규명했다. 그동안 학설에 의하면 저체중과 비만 모두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세계최고 학술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어브 메디신(NEJM)지 24일자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NEJM은 가장 유명한 학술지로 영향력지수(IF)가 44로 NATURE나 SCIENCE 보다 10 이상 더 높음).
연구팀은 한국인 30세에서 95세의 120만명 이상을 12년 동안의 전향적 추적연구를 통해 비만(체중)이 사망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 기간 중 82,372명이 암(22,249명)과 심ㆍ뇌혈관질환(10,468명), 호흡기질환(2,442명) 등으로 인해 사망했다. (조사 한국인 평균 BMI 23.2, 미국인 평균 BMI 28.0)
연구결과 암 사망률은 BMI 26.0-28.0 (중앙 값 27.0) 이상부터 증가되기 시작했으며, 심ㆍ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비만도 증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이제까지 보건학계의 정설이던 저체중과 비만을 가진 이 모두에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J-커브 설’은 저체중과 호흡기질환 발병에 대한 원인의 앞뒤를 바뀌어 생긴 오류(reverse causation)에 기인한다는 것임이 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지금껏 마른사람도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이유로 저체중과 비만이 모두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 요소인지에 대한 그 동안의 논란을 매듭”진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지선하 교수는 밝혔다.
즉, 이번연구에서 저체중자인 호흡기질환자들의 경우 그 질환이 발병함으로서 체중감소를 가져온 것이지, 저체중 자체가 호흡기질환을 야기하거나 조기 사망률을 높였던 요소가 아님을 밝힌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바로 잡고 분석한 결과, 비만도 수치에 비례해 심ㆍ뇌혈관질환과 암 사망이 증가했다.
특히 비만도는 심ㆍ뇌혈관질환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 백혈구”수치 상승과 강력히 연관되어 있음이 확인되면서, 이들 요인은 비만과 심ㆍ뇌혈관질환의 중간요인(mediating factor)으로 밝혀졌고, 결국은 비만이 이들 사망원인의 가장 근원적인 요인임이 증명된 것이다.
아울러 50세 미만 중년층의 비만이 조기 사망률을 가장 증가시킨 반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비만은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암사망과 심ㆍ뇌혈관질환 사망 공히 흡연자에서 보다는 비흡연자에서 비만과의 관련성이 강력하게 입증되면서, 미래의 가장 큰 보건 위해요소는 비만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사망은 비흡연자이면서 비만도 23.0-24.9인 집단이 가장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
지선하 교수는 현대인의 사망 원인질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심ㆍ뇌혈관질환 그리고 암 발병 근본 원인이 비만이라는 사실이 학문적으로 규명됐다며 “세계적인 금연운동에 따라 비흡연자 시대를 맞이하면서, 향후 가장 사망원인 질환을 부르는 위험요소는 ‘비만’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가 비만기준 정립과 심ㆍ뇌혈관질환, 암으로 인한 사망률 감소에 중요한 연구 지표가 될 것으로도 기대했다.
또 국민건강보험 공단 연구센터 이상이 소장도 “이번 연구는 세계적 최고 수준의 역학연구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 분야의 선두를 유지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