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엔 간섭과 훼방이 없어 사랑하는 가족이나 다정한 친구끼리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엔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고적한 무인도가 제법 있다. 식수와 야영할 평지가 갖춰진 무인도를 소개한다.
◆ 수영과 갯벌체험 가득한 실미도
영화 ‘실미도’의 무대, 실미도는 실제로 684부대가 훈련을 했던 무인도이다. 그곳에 가려면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들어가 잠진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무의도로 들어간다. 실미 해수욕장에서 하루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대에 걸어서 실미도로 들어갈 수 있다.
배를 차에 싣고 오르면 갈매기들이 배웅하며 따라온다. 새우깡을 던져주면 메이저리그의 수비수들만큼이나 잘 받아먹는다. 갈매기와 좀 친해질 만하면 배는 이내 무의도에 닿는다. 길을 나서면 1분도 채 안돼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회전을 하면 실미 해수욕장이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소나무 숲을 지나면 해수욕장이다. 해변에서 고개를 들고 수평선으로 눈길을 돌리면 그곳에 실미도가 버티고 서있다.
하루에 한두 차례 바닷길이 열리면 걸어 들어갈 수 있는 무인도로 실미 해수욕장에서 60여m 떨어져 있다.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 활기가 넘친다. 영화 속에서 684부대원들이 해상훈련을 펼치던 바다는 바나나보트가 힘차게 질주한다.
실미해수욕장은 약 2㎞에 걸쳐 초생달 모양의 모래해변이 펼쳐져 있어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해변 뒤쪽으로는 약 100년생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어 햇빛을 피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훌륭한 휴식처 역할을 한다.
그런가 하면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로 생기는 간조 시에는 물이 많이 빠져서 한참을 걸어 나가야 수영이 가능한데 반해, 이곳은 담수풀장을 만들어 간조 시에도 편안하게 수영할 수 있는 공간을 서해안 최초로 만들어 운영중이다. 삼림욕장과 텐트야영장도 갖추고 있어 매력만점이다.
바닷길이 열리면서 보이는 갯벌에는 낙지, 칠게, 고동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바다낚시를 하기에도 손색없는 공간이다. 열린 바닷길을 이용해 실미도로 가서 섬을 한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다.
◆ 낙지와 숭어의 해섬
전남 신안군 증도면 병풍리에 있다. 명섬, 끝둥섬, 비섬과 군도를 이룬다. 무안군 신월 선착장에서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하루 두 차례 드러나는 수 십 만평의 갯벌이 장관이다. 갯벌이 드러나는 얕은 바다에선 낙지, 숭어, 망둥어가 많이 잡힌다. 무인도이지만 휴대전화 통화가 가능하고, 자가 발전기로 최소한의 문명 생활이 가능하다. 숙박은 4개의 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 식수 걱정 없는 황서도
인천 옹진군 자월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6㎞ 떨어져 있다. 암석과 숲, 백사장이 어우러진 한적한 무인도다. 해안가 모래사장, 갯바위에서 샘물이 솟아나 무인도로서는 드물게 식수 걱정이 없다. 섬 주위엔 굴, 소라, 장어, 우럭 등이 풍부하다.
◆ 갯바위가 장관인 분도
충남 당진 대호방조제 끝자락에 있다. 도비도 선착장에서 5분만 배를 타고 가면 닿는다. 갯벌과 자잘한 조개껍데기로 만들어진 해안, 파도가 깎아놓은 갯바위가 장관이다. 작은 우물이 있어 식수를 짊어지고 올 필요가 없다. 물이 맑고 낚시 포인트가 많다. 빽빽한 해송 아래서 야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산 정상의 깊은 연못, 선갑도
국내 최대 무인도로서 경기 옹진군 덕적도 남방에 있다. 섬 모양이 선녀가 갑옷을 두른 듯 해 ‘선갑도’라 불린다. 섬 북쪽엔 서해 최고봉인 선갑산(352m)이 솟아있고, 산 정상에 깊은 연못이 있다. 해안에는 굴과 소라가 많고 우럭, 뱀장어 등이 잘 잡히는 어장이 형성돼 있다.
혼자의 낭만적인 시간을 즐기며, 수영과 갯벌체험, 등산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행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