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포커스/ 윤성필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부터 6일간의 방한일정으로 국내에서 광폭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다시 '반기문 대망론'이 불붙고 있다.
이제 여‧야 모두 정치권에서는 예전과 다르게 반 총장이 사실상 여권의 대권후보로 나올 것임을 기정사실화하며, 그의 출마를 전제로 대권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24일 외교부는 반 총장이 25일부터 6일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제주포럼, 유엔 NGO 콘퍼런스,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의 일정이 잡혀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반 총장이 방한 기간에 일본을 잠시 다녀오는 것 이외에는 총 6일간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제주와 TK(대구경북) 지역인 경주ㆍ안동, 경기 일산, 서울 등을 오간다고 밝혔다.
반 총장의 방한이 그의 대권도전에 대한 의중의 포인트가 될 수 있어 그의 동선 하나하나, 일거수일투족이 정치권과 언론에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 정부의 예우
반 총장을 맞이하는 청와대와 정부의 예우가 아주 극진하다. 25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에 나서기 때문에 대통령과의 만남 일정은 없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반 총장에 대한 예우에 신경을 쓰라는 하명이 외교부등 정부 각 부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4일 대통령과 아프리카등을 순방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대신하여 반 총장의 방한 기간에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수행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25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주최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환영 만찬에 참가하여 기조연설을 하고, 26일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면담을 한다.
임 차관은 정부를 대표하여 반 총장이 황 총리와 면담을 할 때 배석을 하는 등 반 총장 모든 일정에 대해 직접 수행하고 의전을 펼칠 예정이다.

◆ 빠르게 움직이는 새누리당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권의 충청권 출신 핵심 인사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대거 제주를 찾으면서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일단 1년여 만에 귀국하는 반 총장을 여권의 차차기 잠룡이라 불리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공항에서 직접 영접한다.
그리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환영만찬에 참석하면서 반 총장을 자연스럽게 영접한다. 충북 음성 출신인 반 총장을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원내대표가 직접 영접하면서 이른바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살리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권에서는 충남 홍성 출신인 홍문표 사무총장과 부친고향이 충북 영동인 나경원 외교통일위원장도 제주를 찾아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그야말로 새누리당내 ‘충청 연합 대망론’이 형성된 분위기다.
◆ 이제는 반 총장을 여권후보로 받아들이는 야권
야권에서는 이제 반 총장을 사실상 여권의 대권후보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그의 출마를 전제로 대권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기문 총장이 굉장한 권력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친박에서 옹립하면 대통령 후보로 출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은 현재 여권이 비어져 있어 그쪽으로 갈 사람이다”며 “최근 1년간 그 분의 말씀을 보더라도 움직이고 생각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반 총장의 여권 대권후보를 기정사실화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몇 개월 전만 해도 ‘우리가 키운 유엔총장’이라며 치켜세웠던 태도에서 돌변해 노골적인 비판일색으로 반 총장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다. 이것은 여권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반 총장 영입 가능성에 대해 “아무리 자기 당에 인물이 없다고 다른 데서 꿔오려 하는 것은 책임 정치 측면에서 볼 때 어색하다”고 비판했다.
또 반 총장에 대해 “모호하게 하시는 분 중에 성공하신 분이 없어서 (대권도전에 대해) 제대로 말씀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