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 등 타이어 기술력 승부

ING생명, 동부건설 등 인수합병 최대어들이 인수전이 진행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만큼 주목이 덜하다. ING생명은 국내기업들이 발을 빼면서 김이 빠진 상태고, 주목받았던 동부건설 역시 흥행에 실패하면서 인수합병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금호家의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불꽃 튀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금호터미널 주식 전량을 2700억 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하자 금호터미널 2대주주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제동을 걸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여부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자금만 1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보여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금호터미널 매각은 필수적이다. 더욱이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그룹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박삼구 회장이 이처럼 눈독을 들이는 금호타이어는 현재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6월 매각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자본확충에 빨간불이 들어온 산업은행으로선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매각대금만 1조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채권단은 계산하고 있다.
◆경쟁업체와의 경쟁 이 사장 어깨 무거워
이처럼 인수합병 최대어로 급부상한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업계 2위로 이한섭 사장이 이끌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한때 노사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이 사장이 취임하면서 안정세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노사 갈등의 늪에서 허덕이던 금호타이어는 지난 2월 노사대표 및 단체교섭 위원이 모인 자리에서 조인식을 갖고 단체교섭을 최종 마무리했다. 임금피크제도입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양측은 합의에 골인하면서 품질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1분기 실적은 기대만큼 올리지 못했다.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가 1분기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올린 것에 반해 영업이익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에 천연고무, 함성고무, 카본블랙 등 타이어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쟁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1분기 경쟁 심화 및 완성차 가동률 하락에 따른 한국·중국 OE 판매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노사갈등을 해결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도 컸다. 1분기 매출은 7017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7% 줄었다. 영업이익은 151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65.7% 감소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내실경영 강화와 성장 기반을 재정비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증대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분기 경쟁업체에 뒤지면서 금호타이어에서 한 우물만 팠던 이 사장에게 금호타이어를 살리라는 그룹의 주문은 다음 분기로 넘어간 상황이다.
현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분기 들어서는 고무가격 상승으로 1분기 원재료 가격 혜택도 사라졌다. 합성고무가격도 유가 상승이 이어져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올해 2분기에는 미국 신공장 완공에 따른 고인치 생산 능력 증대 및 북미시장 M/S 상승 기대와 OE 추가공급 물량 확보 및 수주 확대, 북미/유럽 신규거래선 납품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다”고 밝혔다.
◆현지화 및 스포츠 마케팅 전략
금호타이어는 업계 2위, 업계1위는 한국타이어가 위치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는 타이어업계 맞수로 1990년대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타이어시장을 이끌다가 한국타이어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고착화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지난해 매출은 7조291억 원으로 금호타이어 4조477억보다 3조 원가량 앞서고 있다. 영업이익 규모도 6000억 정도 한국타이어가 앞서 있다. 이 두 업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북미 시장에서 한발 앞서 있는 한국타이어를 따라 잡기 위해 금호타이어는 매이컨 공장을 준공 현지 생산에 돌입하면서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아직까진 금호타이어가 미국 시장 완성차 업체 납품하는 기업들이 한국타이어보다 적어 점유율을 좁힐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며, 연내 한국타이어가 테네시 클락스빌에 공장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라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한편 모터스포츠 마케팅에도 타이어업계 홍보전이 치열하다. 모터스포츠는 타이어 성능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는 결정적 요인 중 하나다. 서킷(경주용 순환도로)과 머신을 유일하게 연결하는 접점인 레이싱 타이어는 300km를 달리는 속도와 압력, 급제동과 급가속, 급커브 등의 극한의 상황 끝에 승패를 가른다. 따라서 타이어업계는 자사 타이어를 공급해 기술력과 상품성을 입증하기 위한 장으로 홍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7년 한국 최초로 F1 경주용 타이어 시제품을 개발한 레이싱 타이어 기술력의 선두주자로 업계에서 정평이 나있다. 포뮬러 기술에서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위 클래스로의 도약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2013년 9월 스페인 카탈루냐 서킷에서 국내 업체 사상 첫 공식 F1 타이어 실차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내 유일 F1용 레이싱 타이어 제작 기술 보유로 한국기업 사상 첫 F1 진출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F1 바로 전 단계인 세계 정상급 포뮬러 대회 Auto GP 시리즈(Auto Grand Prix World Series)의 공식타이어로 공급계약을 맺고 활동한 바 있다. 이외에도 중국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CTCC(차이나 투어링카 챔피언십)’ 의 공식 타이어 업체로 선정돼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타이어 공급 및 후원 협약을 맺고, 대회 전 차량에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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